재판부 "피해자에게 속죄하는 마음 있는지 의심"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주택 계약과 관련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친의 집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현조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A(50대)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15일 부산 금정구에 있는 모친 B(70대)씨의 집에서 20ℓ 상당의 휘발유가 들어간 말통을 걷어차 거실 바닥에 쏟아지게 한 뒤 불을 질러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B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이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됐고, 이 주택을 재개발조합에 매도했다. 이후 B씨는 새집을 매도했지만, 조합의 잔금 지급 문제로 계약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A씨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다른 집을 구하라고 권유했지만, B씨는 이를 계속 거절했다.
범행 당일 A씨는 B씨가 자신의 요구를 끝내 들어주지 않자,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들고 찾아가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B씨의 몸에도 옮겨 붙었고, 3주간 병원에서 치료받다 끝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잘못으로 어머니인 피해자를 죽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범행을 축소하기 위한 변명을 하고 있어, 과연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피해자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을 가졌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B씨는 87% 전신 화상이라는 고통 속에서 하루 아침에 생을 마감하게 됐다"면서 "피해자는 아들이 벌인 일이라서 원망조차 하지 못한 채 죽어갔다. A씨에게 유리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엄하게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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