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시위 중 경찰관 깨문 전장연 활동가 구속영장 기각

[서울=뉴시스]임철휘 전재훈 기자 = 버스 탑승 시위를 벌이다 경찰관을 깨문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전국장애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 유모(28)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유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유사한 사건으로 수사 중에 본건에 이르긴 했으나 경찰관에 피해를 입힌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고, 향후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아울러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와 심문 결과에 의하면 증거인멸 내지 도망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아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했다.

유씨는 지난 17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탑승 시위 도중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를 체포하려는 경찰관의 팔을 깨문 혐의를 받는다.

전장연은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수사기관의 '과도한 대응'이라며 반발했다. 경찰이 유씨의 '잦은 이사'를 구속 필요 사유로 제시한 것에 대해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얼마나 어렵게 집을 구하는지 모르고 기계적으로 만든 구속 사유"라고 비판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입자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면 집주인이 전세계약도 거절하는 게 현실"이라며 "중증장애인이 집을 구하는 게 하늘에서 별 따기인데 경찰은 이걸 구속 사유로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유씨 측 변호를 맡은 최현정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도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대 청년이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주거지) 변동"이라며 "학교를 서울로 오게 되면서 서울로 이사 왔고, 무주택자에 장애가 있어서 임대주택을 신청하고 선정돼 이사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구속 필요 사유로 제시한 '도주 우려'에 대해서도 최 변호사는 "유씨는 20년 동안 장기 거주를 할 수 있는 임대주택에 거주를 하고 있다"며 "2021년부터 다닌 안정적인 직장이 있고 주요한 인적 관계 역시 여기서 형성돼 있기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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