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美 상원의원서 지구 온난화 경고한 제임스 핸슨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더 심화될 것"
[서울=뉴시스]한휘연 인턴 기자 = 1980년대에 이미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폭로하며 행동 변화를 촉구한 유명 과학자가 최근 이상 기후에 대해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988년 미국 상원에서 지구 온난화가 현실이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최초로 증언한 당시 미국 항공우주국 고다드우주연구소(NASA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GISS) 소장 제임스 핸슨은 최근 지구의 이상 기후가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에도 행동하지 않은 '빌어먹을 바보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핸슨은 1988년 미국 상원에서 기후 과학자로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 미국 의원들에게 경고했으며, 이후 수십 년간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대해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 환경운동가기도 하다.
그는 최근 과학자 두 명과 함께 세계가 지구 온난화로 '새로운 기후 한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더 강력한 폭염, 가뭄, 폭풍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핸슨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 더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2도 상승하며 북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 폭염과 같은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50년 전의 1%에 비해 현재 20%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주간 북반구를 휩쓸고 있는 기록적 폭염으로 인해 "우리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라는 사안에 대해 더 명확하게 소통하지 않았고, 거기에 지구 온난화에 대해 지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을 커지게 했다고 말했다.
핸슨은 기후 위기에 대한 지금까지의 대응에 대해 "우리가 '빌어먹을 바보'라는 뜻"이라며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믿기 위해서 그것을 맛봐야만 했다"라고 밝혔다.
핸슨은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폭염과 연일 경신되는 각 국가의 최고 기온 기록에 대해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 더 나빠질 것"이라며 "지구 평균 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더 많은 극한 현상을 불러일으켜 지구가 점점 과부하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핸슨은 현재 주기적으로 기온을 상승시키는 엘니뇨 현상 등을 고려하더라도, 지구 온난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논문을 준비 중이다.
이 주장에 대해 미국 퍼듀대 기후학자 매튜 후버는 "온난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일지 몰라도 확실히 그 속도가 감소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후버는 올여름 지구를 강타한 무더위가 35년 전 핸슨이 전달하려고 했던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를 세상에 드러낸 셈이라고 봤다. 그는 "수십 년간 과학자로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직시해 왔지만, 이제 전 세계가 동일한 슬픔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상황이 심각하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라며 "포기하지 않고 '지금이 바로 우리가 변화하고, 투자하고, 혁신해야 할 때'라고 말해야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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