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유튜버가 야구 비판 콘텐츠?'…야구팬들 분노
영상 내리고 사과했지만 유튜브 채널 댓글 공격 지속
구독자 67만명을 보유한 유명 축구 유튜버가 최근 한 프로야구팀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을 주제로 한 영상을 만들었다가 야구팬들의 적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누리꾼들은 이 유튜버가 야구계의 부정적인 측면을 집중 조명하면서 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8일 유튜브에 따르면 축구 유튜브 채널 '이스타TV'는 지난 15일 프로야구 폭행 사건을 주제로 한 영상을 올렸다. 최근 SSG 랜더스 2군에서 발생한 동료 선수들 간의 폭행 사건은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은 사안이다. 하지만 축구 유튜버가 이 이슈를 영상의 소재로 활용한 것이 야구 팬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영상이 게시되고 댓글에는 수천개의 항의 댓글이 달렸다. 이스타TV가 평소 음주운전 선수들의 국가대표 발탁 등 국내 축구계의 민감한 사안은 잘 언급하지 않으면서 자신들과 이해 관계가 없는 분야의 이슈는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채널이 이번 폭행 사건 뿐만 아니라 WBC 음주 논란, 오재원의 박찬호 공개 저격 등 야구 관련 부정적인 이슈를 여러 차례 다뤘다는 점도 재조명됐다.
한 누리꾼은 "이스타 채널은 모순적인 콘텐츠가 너무 많다"며 "해외축구 가십거리들은 시청자들이 씹고 뜯고 맛보기 좋게 PPT까지 사용해서 재밌게 영상 만들면서 정작 한국 축구 가십거리들은 안 다루는 경우가 많다"며 "렉카(이슈) 채널들은 이슈를 안가리고 다 올리기나 하지, 이스타TV는 국내 축구만 딱 빼고 다루는게 좀 역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축구 사건·사고에 대해 언급한다고 밥줄이 끊기는 거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자신들의 관련 업종에 대해서는 입 싹 닫고 야구는 신랄하게 바판하는 모습은 내가 봐도 좀 그렇다"라고 꼬집었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이스타TV는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채널 운영자 박종윤은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오늘 올라갔던 영상은 야구를 좋아하는 팬분들께서 편향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클립으로 올라갔고 특히 썸네일까지 그 방향으로 제작돼 문제가 있었다"며 "또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회차들이 이번 뿐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충분히 검수하지 못하고 많은 분들이 불쾌할 수 있는 영샹을 올린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축구가 아닌 저희가 주로 다루지 않고 있는 스포츠에 대해서는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는 완전히 제작을 지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야구팬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야구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스타TV가 과거 LG트윈스 투수 임찬규를 비판했던 음성 파일을 공유하는 등 이 유튜버를 '야구의 적'으로 몰아가는 모습이다. 이스타TV가 야구팬과 축구팬들 사이에서 일종의 진영 간 대립을 부추겨 왔다는 것이다.
이스타TV가 문제의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에도 야구팬들은 해당 채널의 다른 영상으로 몰려가 댓글로 항의 표시를 하고 있다. 18일 현재 해당 채널 최근 영상에는 19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스타TV와 축구계를 비판하는 내용 뿐만 아니라 야구 관련 잡담이나 최신 야구 밈(meme·인기 콘텐츠)들이 끊임 없이 올라오면서 댓글창은 한마디로 난장판이 됐다.
에디터 Funny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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