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산사태에 주민 5명 참변
파묻히고 쓰러지고…전쟁터 방불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아이고, 이런 난리가 어디 있나. 아까운 사람이 5명이나 죽었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고, 너무 무섭습니다. 7~8살 때 큰 비가 온 이후로 처음입니다."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경로당에 피신해 있던 박진녀(여·72)씨는 전날 오전 사고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연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16일 빗 속에 찾은 예천 효자면 백석리 상백마을은 흡사 폭격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하늘 아래 첫동네'라 불리며 14가구(주민 22명)가 오손도손 정을 나무며 살던 상백마을은 산사태로 흙더미가 마을을 휩쓸면서 하루아침에 주민 5명이 참변을 당했다.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경로당에 피신해 있던 박진녀(여·72)씨는 전날 오전 사고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연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16일 빗 속에 찾은 예천 효자면 백석리 상백마을은 흡사 폭격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하늘 아래 첫동네'라 불리며 14가구(주민 22명)가 오손도손 정을 나무며 살던 상백마을은 산사태로 흙더미가 마을을 휩쓸면서 하루아침에 주민 5명이 참변을 당했다.
수도권에서 살다가 퇴직 후 5년전 고향으로 귀촌해 과수를 심고 밭을 가꾸던 60대 남편은 이번 산사태에 부인을 잃어 주위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산사태로 넓다란 평지로 변해버린 집터에는 함께 휩쓸려온 수십년된 묵중한 나무들이 나뒹굴고, 옆으로 반쯤 누워버린 전봇대에는 축 늘어진 전선줄이 위태롭게 매달렸다.
흙더미에 묻혀 지붕만 남은 집 주변에는 부서진 판넬과 판자 조각들, 사과박스 등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었다.
산사태로 넓다란 평지로 변해버린 집터에는 함께 휩쓸려온 수십년된 묵중한 나무들이 나뒹굴고, 옆으로 반쯤 누워버린 전봇대에는 축 늘어진 전선줄이 위태롭게 매달렸다.
흙더미에 묻혀 지붕만 남은 집 주변에는 부서진 판넬과 판자 조각들, 사과박스 등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었다.
산사태와 함께 폭우가 휩쓸고 지나간 한 주택의 기둥은 밑부분 흙이 깊게 패이면서 위태롭게 허공에 떴다.
정자나무 인근 컨테이너는 흙더미와 물길에 휩쓸려 100여m 아래까지 떠내려왔고, 승용차는 흙에 반쯤 묻혔다.
경로당을 잇는 마을 진입도로마저 끊겨 당국은 전날 하루종일 중장비를 동원해 산더미처럼 쌓인 흙더미를 치우며 길을 뚫었다.
정자나무 인근 컨테이너는 흙더미와 물길에 휩쓸려 100여m 아래까지 떠내려왔고, 승용차는 흙에 반쯤 묻혔다.
경로당을 잇는 마을 진입도로마저 끊겨 당국은 전날 하루종일 중장비를 동원해 산더미처럼 쌓인 흙더미를 치우며 길을 뚫었다.
이날도 호우 속에 긴급 투입된 포크레인 7대와 소방대원들은 수색견까지 투입해 흙더미 속에 묻힌 가옥 주위를 파헤치며 실종자 수색작업을 이어나갔다.
박씨는 "며칠 동안 비가 많이 와서 무슨일이 생길까봐 밤에 잠을 잘 수 없었어요. 밤새 TV를 틀어놓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다가 새벽 4~5씨쯤인가 바깥에 나가보니 막 옆집이 산더미같은 흙더미에 쓸려 넘어가더라구요. 채 3분도 안걸렸어요. 눈 깜짝할 사이 그냥 쓸어버렸어요."
마을 사람들은 마을 안길로 흙더미와 함께 쏟아져내리는 거센 물살 때문에 마을 밑 500여m 떨어진 경로당으로 대피할 때도 어려움을 겪었다.
박씨는 "며칠 동안 비가 많이 와서 무슨일이 생길까봐 밤에 잠을 잘 수 없었어요. 밤새 TV를 틀어놓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다가 새벽 4~5씨쯤인가 바깥에 나가보니 막 옆집이 산더미같은 흙더미에 쓸려 넘어가더라구요. 채 3분도 안걸렸어요. 눈 깜짝할 사이 그냥 쓸어버렸어요."
마을 사람들은 마을 안길로 흙더미와 함께 쏟아져내리는 거센 물살 때문에 마을 밑 500여m 떨어진 경로당으로 대피할 때도 어려움을 겪었다.
경로당에 피신해 있던 성인정(86)씨는 "우리집도 한 쪽이 날아가 버렸어. 전기도 안들어오고, 어두워서 어떻게 손쓸 도리가 없었어. 그저 한 쪽 방에서 바라만보고 있었어"라며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김익겸(90)씨는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났어. 20여 명 사는 마을에 5명이나 죽었어. 집집마다 소도 한 두마리씩 키우는데 어떻게 건질 수가 없었어. 소가 흙더미에 묻혀 빠져나오지 못했어. 사람부터 살려야지 소를 돌볼 틈이 있었어야지"라며 힘없는 목소리로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상백마을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김영운(76)씨는 "연속적으로 3초가량 앞산에서 메아리처럼 들려오더니 번갯불도 없이 천둥치는 소리가 났어요. 밤중이라 나가볼 수가 없었어요. 아침이 돼서 보니 이렇게 큰 사고가 나 있었어요"라며 안타까움에 몸서리쳤다.
김익겸(90)씨는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났어. 20여 명 사는 마을에 5명이나 죽었어. 집집마다 소도 한 두마리씩 키우는데 어떻게 건질 수가 없었어. 소가 흙더미에 묻혀 빠져나오지 못했어. 사람부터 살려야지 소를 돌볼 틈이 있었어야지"라며 힘없는 목소리로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상백마을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김영운(76)씨는 "연속적으로 3초가량 앞산에서 메아리처럼 들려오더니 번갯불도 없이 천둥치는 소리가 났어요. 밤중이라 나가볼 수가 없었어요. 아침이 돼서 보니 이렇게 큰 사고가 나 있었어요"라며 안타까움에 몸서리쳤다.
한편, 예천은 지난달 26일부터 지금까지 20일 동안 4일간만 제외하고 매일 비가 내렸다.
이 기간 중 예천의 평균 강수량은 627㎜, 산사태가 발생한 효자면은 830㎜가 쏟아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예천에서는 사망 8명(남 5명, 여 3명), 실종 9명(남 4명, 여 5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이 기간 중 예천의 평균 강수량은 627㎜, 산사태가 발생한 효자면은 830㎜가 쏟아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예천에서는 사망 8명(남 5명, 여 3명), 실종 9명(남 4명, 여 5명)의 인명피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