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 공방…여 "내로남불·가짜뉴스" vs "김건희 로드·국정조사 추진"

기사등록 2023/07/10 22:00:00

최종수정 2023/07/10 22:10:05

여 "김건희 일가 의혹 제기 아니라 셀프 특혜부터 조사해야"

야 "대통령 가족 재산 증식 위한 권력형 비리…진상규명 필요"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7.1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정윤아 이종희 이호진 기자 = 여야가 10일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논란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원안 종점 인근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와 일가의 땅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내로남불' '가짜뉴스' 프레임을 꺼내들었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김건희 일가 땅 고속도로 게이트(김건희 로드)'라고 규정하며 국정조사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 전 양평군수 일가와 친척들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의 원안 종점에서 2㎞ 내외 거리에 위치한 양평 옥천면 아신리 등에 14개 필지 1만여㎡ 규모의 토지를 소유 중이다.

정 전 군수 측은 소유한 땅이 선대로부터 상속받아 공동 소유 중인 토지와 1998년과 2004년에 추가 매입한 토지가 섞여 있다고 밝혔다. 이 토지 소유 내역은 2018년과 2021년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에도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지역이나 정치권에서 공론화된 적은 없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의혹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전직 양평군수의 셀프 특혜 의혹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경안 인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소유 토지가 있다고 공세를 펴기 이전에 시장일 당시 원안을 내놓으면서 자신의 일가가 소유한 땅이 인접한 곳으로 고속도로 종점을 만들기로 계획했던 것부터 문제이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윤 원내대표는 "처음에 민주당은 예타 통과이후에 도로 고속도로 노선계획이 바뀌는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는 가짜뉴스로 의혹에 불을 지폈다"며 "국토부는 환경에 대한 영향과 예상교통량을 평가하여 2안에 가까운 노선을 대안으로 검토한 것이다. 노선 변경의 필요성은 민주당 지역인사들도 2년 전부터 제기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변경검토 노선에 김건희 여사일가의 토지가 포함된 것을 발견하곤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정부 특혜라며 대대적인 허위선동 정치를 개시한 것"이라며 "민주당의 마구잡이식 선동정치가 또 한 번 막대한 정책혼란과 사회비용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민주당이 먼저 사과를 하면 재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 국회의원-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7.1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 국회의원-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7.10. [email protected]

반면 민주당은 시민단체와 함께 이번 상황을 '김건희 일가 땅 고속도로 게이트'라고 명명하며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김두관, 임종성 의원과 최재관 여주양평지역위원장,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 인권연대, 촛불행동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와 윤석열 정권이 직접 국민들께 희대의 고속도로 게이트비리 범죄의 진상을 자백, 사죄하고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이 희대의 사태에 깊이 자성하고 진상규명에 협조하기 바란다"며 "단언컨대 이 사안은 대통령 가족의 재산 증식을 위한 노골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며 "이를 위해서 무려 몇 조원짜리 국책사업을 활용하는 대담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은 "보수 세력은 이를 단순히 도로 노선 혹은 종점지에 대한 사안으로 축소하려 하고 있지만 이 사안의 본질은 너무나도 분명하다"며 "수많은 땅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대통령 처가의 부동산 사업을 빼놓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은 "탄핵이 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니 국회가 국정조사와 특검 또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 나서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 일가의 경우 강상면에 소유한 20개 필지 중 12개 필지는 1987년에 상속됐고, 양평읍 소재 9개 필지는 김 여사 모친이 2005~2007년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속도로 계획이 나온 2016~2019년 사이 김 여사 일가가 매입한 땅도 있지만, 당시는 강상면이 아닌 양서면 원안 노선이 논의되던 시기로 수혜를 노렸다면 해당 시기 양서면 땅을 매입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여야가 날 선 공세를 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김건희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나 정 전 군수 일가의 토지 소유 역시 법적으로 문제 되거나 특혜의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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