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반대 투쟁' 의원 동력 약화…민주 투쟁방식 고심 깊어져

기사등록 2023/07/08 05:00:00

최종수정 2023/07/08 06:37:46

철야농성엔 의원 절반 참석하고 대규모 장외투쟁 예정 없어

출구 없는 강경투쟁 방식에 우려 커져…정책투쟁 전환 촉구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7.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7.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규탄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7월을 오염수 방류 투쟁의 중대 분기점으로 보고 철야농성 등을 벌이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압도적인 방류 반대 여론에도 정당 지지도는 답보 추세여서 향후 대응 방식과 전략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오염수 방류를 막을 대안이 없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8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예정된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투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지난 1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 범국민대회'가 마지막 대규모 집회로 평가된다.

이는 앞서 부산과 인천, 서울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투쟁을 열고 총공세를 펼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투쟁을 이어갈 동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균열은 지난 6일 오후 7시부터 17시간 동안 이뤄진 철야농성에서 일부 감지됐다. 민주당은 이번 농성에 소속 의원 167명 전원이 참여한다고 공지했지만 농성 시작 직후에도 130명 정도가 국회에 모였다. 2일 차 오전 릴레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는 절반가량인 약 85명이 자리를 지켰다.

농성장에 나온 의원들도 수시로 자리를 비우는 것은 물론 동료 의원이 발언하는 중에도 무선 이어폰을 끼거나 휴대전화를 만지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국민의힘은 "출석 체크하듯 보여주기를 위한 투쟁은 쇼에 불과했다"고 평가 절하했다.

신주호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를 위한 철야농성은 소속 의원 절반 이상이 이탈하면서 종료됐다"며 "겉으로는 민생을 외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을 어떻게 해서든 부여잡고 극한의 정쟁으로 이끌겠다는 속셈이 드러난 셈"이라고 저격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수시로 자리를 비우는 것은 물론, 동료 의원이 발언하는 중에도 무선 이어폰을 낀 채였다고 한다"며 "어쩔 수 없이 철야농성장에 있으면서 자리를 지키다 귀가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에서 국민을 위한 진심은 느껴지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민주당이 오염수 방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출구 없는 강경투쟁 방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지난 5일 진행된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등으로 투쟁 방식을 완화하고, 향후 피해자 지원 등에 집중한 정책투쟁으로의 전환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진 의원은 "당 전체가 후쿠시마 이슈에 빨려들고 있는데 총력전의 방향성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지도부의 고심도 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10명 중 8명가량은 방류를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정부·여당 입장에서 보면 분명한 악재가 있음에도 야당이 그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또 다른 의원도 "출구가 정말 없다. 이제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막막하다"며 "일단 다른 방책이 없으니 서명운동도 하고 집회도 하는데 우리도 출구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걸어가는 걸 알고 있긴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수산업계 타격이 너무 심하다. 방류하기 전부터 식당 사장들이 업종을 바꾸겠다고 아우성"이라며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외치는 것 자체가 상인들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 지역에 가서 장외 투쟁하는 것도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일단 오염수 방류 전까지 장외투쟁과 정책투쟁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또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방류 저지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야당 의원 11명으로 꾸려진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한민국 국회의원단'은 1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IAEA 일본지사 항의 방문과 일본 국회 앞 연좌 농성 일정도 예정돼 있다.

일본의 '원전제로 재생에너지 100 의원 모임'과 면담하고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한편 일본 주재 외신클럽 기자회견과 핵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도보 행진 등도 진행한다.

 후쿠시마오염수방류저지대책위원회 단장이기도 한 위성곤 의원 등은 "안전성이 담보될 때까지 최대한 방류를 막아야 한다"며 "일본 정치인, 전문가, 시민사회와 만나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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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반대 투쟁' 의원 동력 약화…민주 투쟁방식 고심 깊어져

기사등록 2023/07/08 05:00:00 최초수정 2023/07/08 06: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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