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대미술가 30명 선정 작업 세계 소개
7월1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개막
국내 최초 미디어 연합 전시 ‘Art Pick(아트픽) 30’전이 오는 7월12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한다. 뉴시스와 TV CHOSUN, ART CHOSUN이 공동 주최해 현대미술가 30인을 선정해 한자리에 모은 이 전시는 국내 최대 민간통신사와 국내 최고 종합편성채널이 선정한 작가들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참여 작가와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물레에 흙을 올리고 두 손에 온 신경을 모아서 그릇을 성형합니다. 몸도 마음도 하나가 되는 순간이죠. 이런 일을 매일매일 반복합니다."
높이가 40~60㎝ 이상의 대호(大壺)의 압도감은 사랑의 숙명을 보여준다. 푸근한 달항아리를 벗어나 거대한 달항아리를 빚어내는 도예가 강민수는 항아리의 가치를 위해 어떤 희생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어린 시절 앓은 열병으로 청각장애를 지니고 있는 그는 오로지 달항아리만을 위해 산다.
조선 백자분원의 전통을 잇고 있다. 경기도 광주 산기슭 장작 가마 작업실에서 20여 년 넘게 달항아리와 삶을 살고 있다.
전통적인 장작가마를 고집하며 강원 양구에서 구해온 백토는 그의 식량같은 무기다. 물레로 빚는 거대 달항아리는 한번에 탄생하지 않는다. 위와 아래의 몸통을 따로 만들어 붙여야 한다. 원형으로 비례를 맞추기 어려워 작품마다 둥근 형태가 다르게 나오는게 오히려 매력적이다. 완전히 둥글지 않고 꾸밈없는 무심한 멋이 작가와 컬렉터들을 취하게 하고 있다. ‘현대적 미감으로 되살린 한국적 전통미’로 평가 받고 있다.
"동그랗고 백색으로 형태가 정해져 있는 것 같지만 달항아리는 같은 것이 없어요."
1300도 고온에서 탄생한 항아리는 그의 물레질과 불의 미학이 빚은 신비함이다. 무조건 옛 모습만 따라 만들던 이전과 달리 선조들의 달항아리 제작 기법을 연구해 '강민수표 달항아리'가 탄생했다.
어른 몸통보다 큰 항아리를 물레에서 빚고 말리는 것은 힘이 많이 든다. 하지만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는다. 가마에 불을 때는 것도 혼자 하는 작가는 전통방식을 고수한다. 강원도 양구에서 도자기 흙인 백토를 사 그 흙을 공장에 맡겨 정제한 태토를 사용한다. 여전히 조선시대 도공이 하던 과정을 하는 그는 불앞에서 실패도 많이 했다. 불이 조금이라도 사나우면 항아리가 일그러지는 건 예사기 때문이다.
장작을 가마에 넣어 불을 때면 재(티)가 항아리에 앉을 수 있다. 이게 문제다. 흰색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것마저도 마음쓰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오로지 묵묵하게 항아리를 만드는 작가의 편안한 마음이 녹아있어서 일까. 뜨거운 가마속에서 나온 흰색 달항아리는 달덩이같은 풍성한 양감을 자랑하며 부풀어있다.
자신이 할 수 있고,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작업, 그는 불만이 없다고 했다. 장작 가마불 앞에 앉아 "이번에는 또 어떤 새로운 작품이 모습을 드러낼까"며 날마다 설레고 있다.
달항아리 도예가 강민수는?
‘Art Pick(아트픽) 30’전 참여 작가(7.12~8.09, 한가람미술관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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