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진 다 빠지네"…서해선 개통 후 9호선 첫 출근길[현장]

기사등록 2023/07/03 15:27:37

최종수정 2023/07/03 16:46:04

김포공항역, 대곡-소사 잇는 서해선과 연결

5개 호선 겹치는 5중 환승역 돼 사람 밀집

밀려드는 탑승객에 일부 승객 괴로움 호소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3일 오전 8시30분께 9호선 김포공항역 중앙보훈병원행 방향 플랫폼에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2023.07.03. lighto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3일 오전 8시30분께 9호선 김포공항역 중앙보훈병원행 방향 플랫폼에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2023.07.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밀지 마세요. 밀지 말라고요"

3일 오전 8시30분께 김포공항역에서 한 여성이 밀려 들어오는 탑승객들에게 힘겹게 외쳤다. 경기 고양시 대곡역에서 부천 소사역을 잇는 서해선이 김포공항역과 연결된 후 맞는 첫 출근날, 취재진이 탑승한 9호선 중앙보훈병원행 급행열차는 빼곡히 들어찬 승객들로 발 디딜 틈 하나 없었다.

건장한 남성 승객조차 탑승객들이 밀려들자 손잡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취재진도 팔을 제대로 움직이기는커녕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키가 작고 왜소한 여성 승객들이 인파에 떠밀려 자칫 위험할 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포공항역에서 마곡나루역까지 단 3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수많은 인파로 금세 온도가 올랐다. 일부 승객은 간격이 좁은 상태에서 손 선풍기를 꺼내 얼굴에 가까이 대기도 했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평소에도 혼잡한 김포공항역에 서해선 이용 승객이 더해져 열차 탑승이 더 힘들어졌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교통 편의도 중요하지만 수용가능한 인원을 먼저 고려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포공항역에서 노량진역으로 출퇴근하는 김지현(32)씨는 "원래도 '지옥철'로 유명한 9호선인데, 서해선 승객들도 몰려드니 지하철 타기가 두렵다"며 "탈 수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밀려드는 이 상황은 좀 비정상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서해선을 이용해 출근한 전모(37)씨도 "김포공항역으로 환승하기 위해 오는 길만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며 "지하철을 타도 사람도 많고, 중심 잡는 것도 힘드니 출근하는 데 벌써 진이 다 빠진다"고 말했다.
[부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이 지난 1일 개통돼, 5개 호선이 겹치는 김포공항역에는 몰려드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진은 지난 2일 경기 부천시 서해선 원종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2023.07.02. jhope@newsis.com
[부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이 지난 1일 개통돼, 5개 호선이 겹치는 김포공항역에는 몰려드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진은 지난 2일 경기 부천시 서해선 원종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2023.07.02. [email protected]

취재진과 함께 당산역에 내린 승객 박모(35)씨는 하차 후 의자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흐르는 땀방울을 닦고 있었다. 일산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한다는 그는 "이번 개통으로 출근 시간이 확 줄어 잠을 더 잘 수 있어 좋다"면서도 "하지만 사람이 많아 압사 사고가 나는 건 아닐까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미 '지옥철'로 유명한 김포공항역은 서해선까지 연결되면서, 5호선, 9호선, 공항철도선, 김포골드선, 서해선 등 총 5개 호선이 겹치는 국내 최초 '5중 환승역'이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현재 하루 평균 1만5069명으로, 서해선이 연결된 경우 고양·부천 시민이 몰리며 2만1227명(40.9%)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9호선 김포공항역의 출퇴근 시간 혼잡도는 최대 86%에 이르고, 노량진역에 도착하면 혼잡도는 최대 197%에 달할 정도다.

신규 노선 개통으로 강남 방면인 노량진~동작 구간 급행열차 혼잡도는 197%에서 219%로, 약 22%p(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9호선의 경우 여섯 량의 탑승 정원이 922명에 불과한데, 2000명 이상의 승객이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신규 노선 개통으로 9호선 유입인원과 혼잡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인력 추가배치 및 열차 증회 운행 시행, 중장기적으로는 신규열차 연내 투입까지 단계별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출퇴근 시간대는 최대 수준으로 열차를 투입하고 있고, 일반열차는 급행에 비해 혼잡도가 낮은 점을 참고해 시민들이 무리한 탑승을 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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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진 다 빠지네"…서해선 개통 후 9호선 첫 출근길[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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