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디아 올해 1분기 반도체 기업 매출 집계 결과
'메모리 빅3' SK하닉·마이크론은 10위권 밖으로
팹리스는 선방…퀄컴·브로드컴·AMD '껑충'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로 전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1위 탈환에 실패했다.
29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매출은 89억2900만 달러로, 인텔(111억4900만 달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에 올랐으나, 작년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으로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분기(201억1550만 달러) 대비 55.7% 감소한 반면, 인텔은 같은 기간 37.5% 감소에 그쳐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어 퀄컴(79억4200만 달러)이 전년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가 인텔보다 매출 감소 폭이 더 컸던 것은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침체 속에서도 메모리 업황 부진의 골이 더 깊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옴디아에 따르면 메모리 시장의 1분기 매출은 193억 달러로, 전년 1분기 436억 달러의 44%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 '빅 3'라 부르는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메모리 기업들과 달리 팹리스(설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브로드컴(66억6500만 달러)은 1분기 기준 전년 7위에서 4위로 3계단 뛰었다. AMD(52억9900만 달러)도 8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업계 1위인 AI 시대의 '총아' 엔비디아(52억7800만 달러)는 전년과 같이 6위를 지켰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4% 감소했다. 또 자동차 반도체 회사인 인피니언(7위·43억8100만 달러)는 전년 대비 매출이 20.5% 늘면서, 상위 업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자체 설계를 확대하고 있는 애플은 42억9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11위에서 8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로 만드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9위·42억7000만 달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10위·42억4700만 달러) 등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부진한 틈을 타 순위를 높였다.
한편 올해 1분기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분기 대비 9% 줄어든 1205억 달러로 집계됐다. 옴디아는 "반도체 시장 매출은 5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며 "이는 2002년 시장 추적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긴 기간의 하락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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