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벽 깨고 1학년 전과 허용…의예과·본과 통합도 가능(종합)

기사등록 2023/06/28 14:38:11

최종수정 2023/06/28 16:40:06

교육부,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115개 조문 중 33개 손질…"학사 자율화 조치"

'학과·학부 원칙' 71년만 폐지…"융합전공 확대"

[서울=뉴시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우산을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3.06.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우산을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3.06.2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대학 조직의 기본 단위를 학과·학부로 정의한 규정을 없앤다. 무전공 입학, 융합전공 운영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대학 신입생도 전과를 할 수 있고 의과대학은 예과와 본과의 통합이 가능해진다. 주 9시간이 원칙이었던 교수의 수업시간 규정도 대학 자율에 맡긴다.

교육부는 오는 29일부터 8월8일까지 이같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법령상 총 115개 조문 중 33개를 정비한 것으로, 지난 26일 제7차 대학 규제개혁 협의회를 열고 심의를 거쳐 확정된 내용이다.

당국은 사회 변화에 따라 대학이 학과 장벽을 허물거나 산업체와의 협력을 추진해 적극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전통적인 규제를 폐지한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은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시행령 제9조 2항을 폐지한다.

법령이 개정되면 대학 조직의 기본 단위를 학부와 학과로 정의 내린 규정은 1952년 교육법 시행령이 마련된 이후 71년만에 사라지는 셈이다.

현재도 서울대, 카이스트,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동대, 덕성여대 등에서 무전공, 자율전공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학가 전반에 퍼지지는 않은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날 사전설명회에서 "지금도 학과, 학부 등 조직은 '학칙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사고의 틀을 제한하는 것 같다"며 "다른 분야의 전공끼리 융합하는 형태를 대학이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도록 열어 둔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학문이나 소외 학문이 취약해 질 수 있다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등 국고 사업을 통해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2학년 이상인 학생이 같은 학년의 다른 모집단위로 옮기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전과 규제도 폐지한다. 앞으로는 대학이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1학년에서도 전과가 가능해진다.

그동안 1학년 학생은 전과가 완전히 불가했고, 2학년 이상이라도 첨단, 융복합 등 신설학과로 전과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의약학계열에서 예과를 2년으로, 의학과·한의학과·치의학과 및 수의학과를 각각 4년의 본과를 운영하도록 한 규정도 손질해 대학의 학칙에 맡긴다.

이로써 예과와 본과가 통합되는 길이 열렸다. 의예과+본과 체제가 도입된 지 100여년만이다.

교육부는 예과와 본과의 통합을 통해 본과 4년 동안 몰아서 하던 전공 교육을 보다 여유롭게 진행하고, 기초의학자나 필수의료 등 수요가 많은 분야 인재를 기르는 교육과정 운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소아과 등)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교육 과정도 조금 의대 과정에서 늘려야지 전공의 단계에서 선택이 많아진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로 인해 기존의 예과에서 하던 교양 교육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히려 (의대 등을) 6년으로 개편했을 때 여러 사례를 받아 분석해보니 윤리·기초 교육은 6년 동안 적절하게 배치해서 할 수 있으면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교수 등 전임 교원의 수업시간을 규정하는 규정도 폐지한다. 교수시간은 매 학년도 30주를 기준으로 매주 9시간을 원칙으로 규정돼 있는데, 아예 없애고 대학이 학칙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도록 한다.

또 일반대학의 온라인 학위과정 개설, 외국대학에서 국내 대학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대해서도 교육부의 사전 승인을 폐지하고 대학 자율에 맡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유행 속 원격수업이 진행됐던 만큼 대학에서도 적절한 수준의 온라인 강의를 운영할 역량이 된다고 보고 있다.

대학 간 공동교육과정의 경우, 학생이 해당 수업을 이수해도 전체 졸업학점의 절반을 넘으면 더는 학점을 인정하지 않았던 규정 역시 폐지한다. 운영 대학끼리 협약을 통해 스스로 범위를 정하도록 했다.

협동수업 제도를 신설, 산업체나 연구기관 등의 시설·장비·인력 등 활용이 필요한 경우 해당 기관과 협약을 통한 학교 밖 수업을 허용한다. 다만, 이를 통한 이수 학점은 졸업학점의 4분의 1까지만 인정한다.

그간 교육부는 대학의 학교 밖 수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출결이 어려운 학생선수나 군 복무 중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사전 승인한 경우만 허용해 왔다.

이번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교육부는 글로컬 대학30 신청 과정에서 대학들이 요청한 규제혁신 과제 중 11건이 해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사람은 오는 8월8일까지 통합입법예고센터에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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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벽 깨고 1학년 전과 허용…의예과·본과 통합도 가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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