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대학 수업 결석해도 불이익 없게…당정, 예비군 참여학생 학습권 보장(종합)

기사등록 2023/06/28 10:23:59

최종수정 2023/06/28 12:30:49

"올해 말 대학 학칙 개정 여부 전수조사할 것"

"예비군법 위반 관련 처벌 강화 내용은 논의 안 해"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한 학습권 보호 관련 당정협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2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한 학습권 보호 관련 당정협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종민 최영서 기자 = 정부·여당이 예비군 훈련 참석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학습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통해 법제화한다.

또 불리한 처우나 학습권 보장 조치를 포함할 수 있도록 각 대학에 학칙 개정을 권고해 2학기부터 시행하고, 올해 말까지 개정 여부를 전수조사한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한 학습권 보호 관련 당정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해 출결 성적처리, 학습자료 제공 등에 있어 불리하게 처우할 수 없고, 수업 결손에 대한 보충 등 학습권 보장에 관한 내용을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법제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정책위의장은 "불리한 처우 금지나 학습권 보장 조치를 포함하도록 대학에 학칙 개정을 권고할 것"이라며 "학칙 개정 여부는 올해 말까지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없는지 교육부, 국방부가 합동 실태조사를 통해 현장 점검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신고센터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위법 행위 확인 시에는 고발 등 법적 조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의 주요 보직자는 물론 모든 대학의 구성원들이 관련 내용과 그 중요성을 인지하도록 교육부가 안내하고 홍보해서 이 제도가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시행령 개정을 7월 중 입법 예고하고, 절차가 끝나면 시행령 개정을 최대한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차관은 "(시행령은) 조항을 신설할 예정이고, 11조의2를 추가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예비군법 등 관련 법에 따라 정한 의무를 이행하는 학생에게 그 의무를 이유로 출결 성적처리, 학습자료 제공에 있어 불리하게 처우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또 수업 결손이 발생한 경우 수업 보충과 같은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렇게 명확하게 규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시행령 내용을 담은 각 학교 학칙이다. 학칙을 어떻게 개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6월 말~7월 초까지 각 대학에 보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각 대학이 2학기 전까지 학칙을 개정하게 되고, 개정 여부는 저희가 올해 말에 다시 한번 전수조사를 통해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한 학습권 보호 관련 당정협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2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한 학습권 보호 관련 당정협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28. [email protected]
다만 예비군법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박 정책위의장은 "(예비군법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데 처벌을 더 높이는 방안은 오늘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처벌 강화하는 부분 논의가 있었다. 있었지만 그런 부분은 추후에 검토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현행 예비군법에 따르면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의 장은 예비군대원으로 동원되거나 훈련받는 학생에 대해 그 기간을 결석으로 처리하거나 그 동원이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하게 처우하지 못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예비군 훈련 참석으로 인해 대학생들이 불이익을 보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서강대에서는 한 교수가 2022학년도 2학기 수업 중 사전 공지 없이 퀴즈 시험을 진행하면서 당시 일부 남학생이 예비군 훈련에 참석해 시험을 보지 못했다. 이들은 미응시했다는 이유로 0점 처리가 됐으며, 논란이 거세지자 학교 측은 재시험을 결정했다.

성균관대에서는 한 교수가 예비군 훈련으로 결석한 학생에게 감점을 부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은 해당 교수에게 예비군 훈련 참여를 증빙할 서류가 무엇인지 물었지만, 교수는 "없다. 결석이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예비군 훈련으로 결석한 학생을 결석 처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남원=뉴시스] 김얼 기자 = 코로나19로 중단 및 축소되었던 예비군 훈련이 4년 만에 정상 시행된 28일 전북 남원시 남원예비군훈련장에서 한 예비군이 VR 모의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2023.03.28. pmkeul@nwsis.com
[남원=뉴시스] 김얼 기자 = 코로나19로 중단 및 축소되었던 예비군 훈련이 4년 만에 정상 시행된 28일 전북 남원시 남원예비군훈련장에서 한 예비군이 VR 모의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2023.03.28. [email protected]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회에 앞서 "국가가 부여한 의무를 이행한 청년들이 불이익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예비군법에 예비군 훈련 참석을 결석 처리하거나, 불리하게 처우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주 김기현 당대표와 함께 전방 포병부대를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장병들에게 여러 의견을 물었더니 가장 많은 의견이 '제대 후 학교를 다니면서 예비군 훈련을 받았을 때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불이익'을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도 예비군 훈련 참석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을 논의하기 위해 열었다. 국가가 불러서 지정된 날짜에 예비군 훈련받으러 갔더니 대학 수업에 빠졌다며 불이익을 받게 되면 학생 입장에서 대단히 억울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고, 허탈감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년정책을 개발하는 당 청정넷에서도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예비군 훈련에 따른 피해가 없도록 하고, 학습권을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늘 당정에서 이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논의 결과는 당 정책위에서 추진 중인 '국민의힘이 청년에 드리는 약속'인 청약 2호로 정하고자 한다. 2학기 시작 전 시행하게 해서 우리 청년들이 더 이상 억울하거나 허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한 학습권 보호 관련 당정협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2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한 학습권 보호 관련 당정협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28. [email protected]
같은당 김병민 최고위원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예비군 훈련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출결과 성적 등에 있어서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며 "교육부, 국방부에서 빠르게 대안을 수립하고 법령 정비, 제도 개선을 통해 비상식을 상식으로 바로잡는 길에 앞장서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당정을 계기로 청년 예비군 학습권이 확실히 보장되는 상식의 나라로 한걸음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는 "당정 협의를 통해서 법령이나 제도 개선에 필요한 분야, 시행상 오류가 있는 분야 등 문제를 이번 기회에 다뤄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도 "국방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가 대학과 협의해서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해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병역 의무를 성실하게 마친 청년들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대로 된 나라와 사회라면 자신의 청년기를 철책선에서 보낸 애국 청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 당정협의는 우리 사회에서 청년의 존재와 역할, 애국 병역의무에 대해 생각한다는 측면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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