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日 설득해 방위비 증액"…日정부 "오해 산다" 항의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방위비 증액을 설득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미국 정부에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항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NHK,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 대해 "나는 세 번 일본 지도자를 만나 설득했다"며 자신이 추진한 성과라고 어필했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목표로 하는 바이든은 선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20일(현지시간)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지지자들을 모은 모임에서 이같이 연설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은 당시 모임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 대해 "일본은 오랫동안 방위예산을 늘려오지 않았지만 나는 히로시마를 포함해 세 차례 일본 지도자와 만났다"며 "나는 그를 설득했고, 그 자신도 뭔가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은 방위예산을 비약적으로 늘렸다"며 자신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직접 압박한 성과라고 어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19일 가진 모임에서도 "나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자세와 방위예산, 그리고 유럽에서의 참여를 바꾸려고 해 왔다.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실현됐다"고 말해 대선을 앞두고 일본의 정책 결정에 자신이 영향력을 발휘한 것처럼 어필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마쓰노 관방장관은 2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발언의 진의는 분명하지 않지만 발언을 듣고 우리 방위비 증액은 우리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과 발언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일본의 입장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측에서는 일본의 방위비 증액은 일본의 자체 판단이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