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공개하지 않고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활동
연예인·일반인 모두 버추얼 유튜버 진출 늘어
사진 출처=홀로라이브 공식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구독자가 50만 명을 넘기다보니 얼굴을 공개하면 실생활에 영향을 줄 것 같아 얼굴 공개를 하지 않았어요." 게임 유튜버(구독자 53만명)
"귀엽고 예쁜 목소리를 강점으로 성장해왔는데 얼굴을 공개하면 팬들이 실망할까봐 두려워요." 트위치 스트리머(팔로워 5만1000명)
버추얼 유튜버 서비스 미츄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현직 크리에이터들의 인터뷰다.
버추얼 유튜버란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도 일종의 아바타를 앞세워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활동하는 인터넷 방송인을 말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버추얼 유튜버가 사생활 노출 없이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개인 방송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크리에이터는 청소년~청년세대 사이에서 각광받는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대비 유튜버가 529명당 1명으로 세계 1위 수준일 정도다.
이미 일본에선 버추얼 유튜버 시장이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일본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기술 회사인 '커버 주식회사'의 여성 버추얼 유튜버 그룹 '홀로라이브(hololive)'다. 그 인기는 인터넷 방송을 넘어 콘서트, 게임, 굿즈 판매로 이어지며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버추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93만9000명을 보유한 유튜버 대월향은 아이돌, 가수, 댄스, 개인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여성 버추얼 유튜버를 육성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연예인들도 버추얼 유튜버로 활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수 김장훈의 '이세계 락스타 숲튽훈', 방송인 서유리가 버추얼 아이돌로 데뷔한 '로나' 등이 있다. 블랙핑크는 아바타를 만들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가상 팬 사인회를 열었고, 지난해 8월엔 3D 아바타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 출처= 유튜브 채널 '이세계 락스타 숲튽훈'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는 아바타 캐릭터의 표정과 움직임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하며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얼굴 인식 및 재현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실시간 표정 변화를 캐릭터가 복제한다. 또한 게임처럼 캐릭터의 복장과 악세사리를 추가하고 변경하는 등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
이런 기술은 버추얼 유튜버뿐 아니라, 범용 화상 회의 어플리케이션에 연동해 업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닌 실제 사람의 외형을 갖춘 인공지능(AI) 가상 인간 서비스도 확산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에서 기업의 브랜딩·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거나, 패션 모델, 안내원, 아나운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이와 관련된 시장 형성도 급격하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진리서치는 2020년 100억달러(약 13조500억원) 규모였던 버추얼 휴먼 시장이 2030년에는 5275억8000만달러(약 688조4919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인식하고 유튜버로 대표되는 크리에이터 시장과 함께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 메타버스를 3대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크리에이터 자체가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직업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크리에이터 육성 및 창작 지원 방안도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등 산업 자체를 키울 방침이다.
인터넷 방송 업계 관계자는 "버추얼 유튜버는 일반인들의 얼굴 노출 없이 개인방송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신만의 특색 있는 목소리나 재능을 부각해 활동할 수 있다"면서 "일본 버추얼 유튜버 그룹인 홀로라이브의 성공 사례로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새롭게 진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인기 직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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