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대체 뭐야." 한발짝 더 다가가도록 이끄는 힘을 가진 가방이 전시장에서 아우라를 전한다.
설치작가 차민영의 개인전이 서울 통의동 표갤러리에서 오는 30일 개막한다. '진동하는 가방세포(Vibrating Suitcase Cells)'을 타이틀로 '여행 가방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구멍 뚫린 가방의 변주는 또 다른 공간이 품고 있는 광활한 이야기를 전한다.
커다란 여행가방 속에 아파트와 재개발주택을 담아 아코디언처럼 펼치거나 집처럼 작업해오던 작가는 이제 가방의 존재감을 행성적 차원으로 확장시켰다.
이번 전시에서 차민영의 ‘가방’은 인류 미래에 대한 상징체처럼 보여진다. 먼 미래 지구 자전축의 경사각 변화로 시스템에 균열이 생겨 더 이상 인간이 지구에 머물 수 없게 된다는 설정이다.
특히 대표작인 '탐사선 23호-R'는 원형 창을 통해 지구의 빙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어쩌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경각심과 우려를 일으킴과 동시에 묘한 향수와 그리움이 느껴진다.
가방이라는 물건을 기묘하게 변신시킨 차민영은 홍익대학교에서 미술학 학사와 동대학원 석사, 영상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동안 표갤러리 베이징, 갤러리현대, 마카오 타이파하우스박물관, 상하이 듀오론 현대미술관, 두바이 PROJECT2009 ART Dubai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