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2500번의 강연…"과거 일 덮고 새로운 10년"
"금융문맹 벗어나야 리딩방 등 사기 안 당해"…교육 필요성 강조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6.20. kmx1105@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6/19/NISI20230619_0019927440_web.jpg?rnd=20230619152026)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6.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10년 간 2500번의 강연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 희망을 줬다고 생각한다. 펀드 신규 고객 수가 30만명을 넘었으며, 한국에서 처음으로 펀드 가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새로운 10년은 대한민국 금융 교육을 위해 일하겠다".
19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존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는 수수한 복장에 배낭을 멘 편안한 복장이었다. '동학개미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그는 지난 10년 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하며 회사를 브랜드 평판 1위까지 끌어올렸다. 운용업계 1세대 가치투자 대가로서 펀드 고객들의 노후 대비를 도운 그는 이제 업계를 떠나 청소년, 주부,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존리 대표는 "금융 문맹에서 벗어나야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며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주식 리딩방, 개인 수급을 악용한 주가 조작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금융 교육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시한 것이다. 그는 "보통 금융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들이 '저 사람이 나보다 똑똑하겠지' 착각하고 당하기 쉽지만, 주식에 전문가란 없다. 금융 교육을 받은 사람은 주식이 언제 내리고 오를지 알 수 없다는 걸 안다"고 설명했다. 또 "종목을 추천하는 사람은 절대 믿으면 안된다"고도 했다.
최근 배터리 등 일부 업종과 종목으로의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그는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은 당연히 좋은 기업이지만 전재산을 넣을 순 없다. 늘 소외된 종목들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업계를 떠나 청소년, 주부, 노인, 취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올바른 투자 개념과 조기 노후 자금 준비 등을 위한 금융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존리 대표는 "업계를 떠나게 됐지만 내게 금융교육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면 벅차오른다"며 최근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교육 '주부 투자 클럽' 4회를 마친 소회를 밝히며 "1년간 나를 힘들게 했던 시름을 잊게 할 정도로 재밌었고, 이제 진정 내가 원하는 거구나 싶었다. 정식으로 학교를 만들려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1년 간 그를 괴롭혀 온 차명투자 의혹에 대한 징계는 없었다. 이해상충 관리 의무, 전문인력 유지 의무, 금융상품 광고 관련 준수 의무 위반 등 징계 사유에 대해 존리 대표는 "앞으로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과거 일은 과거로 덮고 앞으로 새로운 10년,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전념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의 10년 계획에는 학교 설립, 노인들을 위한 협회 설립 등 장기 프로젝트들도 있다. 그는 미국에 있는 은퇴자협회(AARP)를 벤치마킹해 한국에 '시니어 파트너스'를 만들기 위한 한 목사의 계획을 돕고 있다.
AARP는 저렴한 회비를 받고 멤버가 되면 제휴 기업들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노인층이 적극적으로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미국에서 성공을 이뤘다.
존리 대표는 "창업과 금융 서비스, 취업, 여행 등 기업과 연계하는 것으로 국내 기업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이나 취업 등도 연계해주며 노인들의 커뮤니티를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식 학교 설립을 목표로 다양한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자본주의에 익숙지 않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진행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전통적인 문화가 남아있는 안동에서 강의했을 땐 주최자 목사를 제외하곤 아무도 들으러 오지 않은 적도 있다고도 털어놨다.
존리 대표는 "주식 투자는 절대 하면 안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교육을 통해 희망을 많이 준 것 같다. 강의를 통해 단 한명의 혁신 창업가, 단 한명의 부자만 나와도 내겐 보람찬 일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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