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47분 연설 '국민·정부'만 43번 외쳐…윤정부 실정 부각

기사등록 2023/06/19 12:10:35

최종수정 2023/06/19 13:56:05

교섭단체 대표연설 나서…'5포 정권' 내세워 직격

尹 겨냥 "민주공화국 주권자 자리 권력자가 차지"

민생·경제 어려운데 초부자 감세…서민 고통 키워

자성 목소리도…"불체포권리 포기, 제 발로 檢 출석"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6.1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과 '정부'를 40번 넘게 외치면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했다.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밑자락을 깐 것으로 읽다.

집권 1년을 갓 넘긴 윤석열 정부를 민생·경제·정치·외교·안전 등을 포기한 '5포 정권'이라고 규정했고, 대안으로는 새롭게 바뀔 민주당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A4 용지 23장짜리 연설문을 준비했다. 분량은 약 1만1000자에 달하며 낭독에만 47분이 걸렸다.

핵심 키워드는 국민과 정부로 각각 43번을 거론했다. 이어 경제(30번), 국가(23번), 윤석열(17번), 사회(17번), 삶(17번)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윤석열 정부'를 11번 언급하면서 현 정권의 무능함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이 대표는 서두에서 "지난 1년 우리 사회 곳곳은 거대하고 지속적인 퇴행을 겪었다"며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유행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민주공화국 주권자의 자리는 권력자가 차지했고 정치는 통치와 지배로 대체됐다"며 "부모처럼 포근하고 든든해야 할 국가는 채찍 든 감독관처럼 국민을 각자도생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생과 경제가 무너지면서 국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집중 공략하기도 했다. 대기업 법인세 인하 등 초부자 감세 정책으로 세수가 줄었고, 결과적으로 서민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돕고 경기를 부양하고자 수십조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했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는 단 한 차례의 추경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한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소득 재분배라는 조세 기능은 역행하고 양극화 불평등은 악화되고 있다"며 "국민 삶이 힘들고 경제가 어려워도 무대책이 대책이라는 정부로 인해 우리 경제는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대(對)일본·중국 등 외교 정책에 관해서는 "보수와 진보, 네 편 내 편의 진영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이고 생존 문제"라고 분명히 했다.

또 "실용과 실리의 관점에서 가치와 이익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념 중심, 진영 중심의 맹목적 편향 외교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6.1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6.19. [email protected]


나아가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가 후퇴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그는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인용해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고 꼬집었고, 자신과 야당을 향한 수사는 "검경의 구둣발"이라고 표현하며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면서도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거액 가상자산 보유·투자 논란', '체포동의안 방탄 프레임'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는 반성했다.

 윤석열 정권의 실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민심이 민주당으로 향하지 않는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들이) 선뜻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을 아프게 자성한다"고 말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불체포권리 포기'를 꺼내들었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권리를 갖는다.

이 대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입증하겠다"며 "비정상적 권력 남용을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더 이상 윤석열 정권과 경쟁하지 않고,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다"고 발언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당과의 소모적인 논쟁에 더는 힘을 쏟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더 이상 국민의힘과 비교하지 않고 민심만을 기준으로 삼겠다"며 "국민께서 '민주당이 달라졌다' 이렇게 느낄 때까지 변화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현 정권과의 차별점을 두고자 본인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 시리즈'를 재차 앞세우기도 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30년 후의 미래,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며 "각자도생 사회를 최소한의 삶이 보장되는 복지사회가 대체해 왔던 것처럼 이제 복지사회를 넘어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6.1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6.1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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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47분 연설 '국민·정부'만 43번 외쳐…윤정부 실정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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