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단기 급등에 높은 가격대 매물 집중
인적분할 후 시가총액 3배 가까이 증가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인적분할 재상장 이후 주가가 10배 넘게 뛴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을 놓고 차익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급등한 가운데 대부분의 물량이 높은 가격대에 두껍게 포진해 있어 대량의 매물 소화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3%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적분할로 분할상장한 이후 13거래일 만의 하락 전환이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주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31일 시초가를 평가가격(4만1500원)의 2배인 8만3000원에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튿날에는 개장 즉시 상한가를 찍는 '점상'을 기록했다. 이어 2일과 5일 각각 8.06%, 6.86%의 상승하며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지난 7일 다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8~9일 각각 8%, 4%대 상승을 거쳐 12~13일 다시 상한가를 찍었다.
단기 주가 급등이 계속되면서 한국거래소는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 지난 14일 하루 동안 거래를 정지했지만 이튿날 거래재개 후 주가는 장중 10%대 급등세를 나타내다 4% 상승 마감하는 등 높은 주가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에 거래소는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을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고 지난 16일 다시 한번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 기간 주가는 10배 넘게 뛰었다. 주가상승률은 무려 912.05%에 달한다.
문제는 주가가 빠르게 급등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물량이 높은 가격대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실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상승세를 이어온 기간 매물대를 보면 비교적 낮은 가격대인 20만~23만원 사이에 489만3000주가 몰려있어 가장 많았지만, 39만~42만원대에 쌓여있는 물량도 358만6000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가격대에 적지 않은 매물이 집중돼 있어 차익실현 물량이 하나둘 나올 경우 매도 압박이 크게 확대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특히 주가가 과열 수준으로 치솟은 점도 단기 되돌림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실제 분할 전 이수화학의 시가총액은 1조1603억원이었으나 지난 16일 기준 이수화학(분할 후)과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합산 시가총액은 3조568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시가총액만 놓고 봐도 2조3137억원을 기록해 이미 분할 전 이수화학의 시총을 넘어섰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영위 중인 전고체 배터리 사업이 주가 급등에 불씨를 당겼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인적분할은 이론적으로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합산 후 시가총액이 인적분할 전 기업가치의 3배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것은 그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되고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일확천금을 노린 무분별한 투기는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이수그룹 계열사인 이수화학에서 인적분할된 정밀화학 및 전고체 전지소재 전문 기업이다. 앞서 이수화학은 지난해 11월 인적분할을 결정하고 석유화학 사업 부문(이수화학)과 정밀화학 사업 부문(이수스페셜티케미컬)으로 쪼개기로 결정했다. 이수화학은 석유화학에 집중하고 신성장 사업 중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원료로 쓰이는 황화리튬 사업을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맡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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