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성소수자 '퀴어축제' 잇단 비난

[대구=뉴시스] 정창오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개최 예정인 성 소수자들의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잇따라 부정적 의견을 내놓으며 시민단체 및 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16일 홍 시장은 페이스북 계정에 민주노총이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집회를 여는 것도 납득할 수 없지만 대구 번화가 도로를 무단 점거하고 여는 대구 퀴어축제도 단연코 용납하기 어렵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1%도 안 되는 성 소수자의 권익만 중요하고 99% 성 다수자의 권익은 중요하지 않은가”라며 “집회를 할려면 다른 곳에 가서 하라”고 했다.

그는 또 “99% 시민들이 불편한 번화가 도로점거 불법집회는 공공성이 없다. 도로점거 불법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중교통 방해하는 불법 도로점거는 단연코 불허하고 공연 음란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일상화된 불법 도로점거 집회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불편을 주는지 이번 기회에 알려야 한다”고 맺었다,

홍 시장은 지난 9일에도 페이스북 계정에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그런 축제는 안했으면 한다”며 반대의 글을 올렸다.

이어 “동성로 상권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청소년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심어줄 수 있는 퀴어 축제를 나도 반대한다”며 “성소수자 권익도 중요하지만, 성다수자의 권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했다.

홍 시장의 잇단 퀴어축제 반대 입장은 대구시의 강경한 조치를 불러왔다. 대구시는 '퀴어문화축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대중교통을 방해하는 도로 무단점거 집회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의 이 같은 강경방침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퀴어축제 개최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진단이다.

대구시는 "퀴어문화축제는 대구의 상징인 동성로 상권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줄 수 있는 등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공공성이 없는 집회임에도 그간 관행적으로 도로를 불법점거하고 대중교통을 방해하여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약칭 ‘집시법’)’ 제12조(교통 소통을 위한 제한)에 따라 경찰이 도로 불법점거 시위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지금이라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동성로 상인회,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등이 낸 대구 퀴어문화축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대구지법 제20민사부(부장판사 김광진)는 기각했다. 이에 따라 17일 퀴어축제는 게획대로 열린다.

재판부는 다양한 사상과 의견의 교환을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 기본권이라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고, 과거 유사한 형태로 열린 집회의 사례에 비춰 집회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성명을 통해 “홍 시장의 말은 시민의 권익을 보장해야 하는 직무를 내팽개치는 것이며, 시민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라며 “시장으로서 시민의 권익을 무시한 발언을 한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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