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發 12조원 LNG운반선 40척 수주전 진검승부 예고
40척 모두 국내 수주 가능성 높아…업체별 물량은 연말에 확정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민영 조선 3사 체제로 재편된 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에너지가 추가 발주하는 12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전에서 진검 승부를 예고했다.
이들 업체는 LNG 운반선 관련 기술 격차가 경쟁국인 중국에 비해 월등히 높고, 추가 기술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 2차 프로젝트 수주가 사실상 국내 기업들간 경쟁 구도가 될 것이라고 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는 5년간 100척 이상의 LNG 선박을 발주하는 23조6000억원 규모의 카타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달 초부터 2주간 주요 선주들과 LNG 선박의 2차 발주를 논의하는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에너지가 2차 발주 회의를 통해 선주사를 선택하면, 선주사들은 선박을 건조·인도하는 역할을 맡는 조선사를 고른다. 이렇게 완성된 선박은 장기간 임대 방식으로 카타르에너지가 LNG 운반에 사용한다.
이번 2차 발주 물량은 17만4000㎥급 40척으로 1차 프로젝트 당시 65척 대비 25척이 줄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 운반선 수요가 급증하며 선가가 많이 올라 전체 발주 금액은 100억 달러, 한화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카타르에너지는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과 이달 말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한화오션과는 오는 9월까지 발주 협상을 벌여 최종적으로 업체별 발주 물량을 확정할 방침이다.
조선업계에선 1차 발주에서 한화오션 19척, 삼성중공업 18척, HD한국조선해양 17척 등 전체 물량 65척 중 54척을 수주한만큼 2차 발주에서도 전체 물량 40척 대부분을 따낼 수 있다고 본다.
LNG 운반선에 적용하는 차별화된 기술력도 한국 조선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LNG연료를 가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여 연료비와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차세대 LNG 연료공급시스템인 'Hi-eGAS(Hyundai High Efficient Gas Supply System)'를 개발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자체 개발한 LNG 재액화시스템인 'NRS(Nitrogen Refrigerant System)'을 앞세워 수주 물량을 늘린다는 각오다. NRS는 질소를 냉매로 활용해 운항 중에 자연 증발하는 천연가스를 모아 다시 액체로 바꿔 저장하는 최신 기술이다.
삼성중공업은 '엑스랠리' 기술력이 남다르다. 엑스랠리는 영하 163도의 극저온 화물창에서 자연 기화되는 LNG 증발 가스를 별도의 냉매 없이 액화시킬 수 있어 운전 관리 편의성과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이 슬롯 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도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카타르에너지는 1차 발주 당시 HD한국조선해양 10개, 대우조선해양 12개, 삼성중공업 16개 등 총 38개의 슬롯 확보를 요구한 만큼 최소 38척 이상을 발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슬롯 계약은 선박 건조에 대한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 LNG 운반선 건조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다. 카타르에너지 측에서는 기존에 확보한 슬롯 계약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조선사들과 우선 계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타르에너지의 1차 발주 당시 한국 조선업계가 향후 100여척 건조를 위한 슬롯 확보를 요구한 만큼 2차 물량인 40척은 국내 조선사들이 적절히 나눠서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업체별 계약 물량은 연말쯤에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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