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가동 이후 플랫폼서 10%p 넘게 낮춘 사례들 나와
인뱅 영업확장 적극 나서, 2금융권 쓴 성실상환 차주 이동
[서울=뉴시스] 이정필 한재혁 기자 =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시되면서 차주별 신용대출 갈아타기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막혀 거절당하는 고객이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기존 대출금리를 크게 낮추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카드사 고객은 최근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해 기존 카드론을 인터넷전문은행 신용대출로 갈아탔다. 적용 금리는 대환 전 19.90%에서 대환 후 5.84%로 무려 14.06%포인트나 내려갔다.
한 캐피탈사 고객은 12.9% 금리로 이용하던 신용대출을 시중은행의 5.8% 상품으로 갈아타면서 7.1%포인트 낮추기도 했다. 이처럼 기존 대출 금리가 대환으로 크게 낮아질 수 있는 배경에 대해 은행들은 신용평가 기준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관련 심사요소는 기존 대출과 동일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이라고 해서 특별히 심사기준을 완화한 것은 없다"면서 "자체적인 신용평가모델로 판단해 성실상환 차주로 대환이 적합하다고 판정되면 평가 결과에 맞춰 금리가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금융권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시중은행보다 영업확대 전략을 펴는 인터넷은행들이 대환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애당초 2금융권에서 차주들에게 너무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카드론의 금리는 카드사들이 취급하는 여전채 금리에 따라 결정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는 필요한 자금의 70%를 여전채 발행을 통해 충당하는데, 지난해 4분기부터 금리가 크게 올라 카드론의 대출금리도 영향을 받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조달금리는 지난 4분기 6%대까지 상승한 뒤 현재는 4% 초반대에서 등락 중이다. 직전 분기보다는 내렸지만 지난해 상반기 2% 초중반대를 유지했던 것과 대비된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4월말 기준 12.87%~14.56%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13% 후반에서 14% 중반대의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업계는 카드론과 시중은행 대출 사이 대환이 가능해진 원인으로 시차와 급전 수요를 꼽는다. 카드론 대출을 받을 당시의 DSR이나 신용점수 등의 요소가 변동이 있거나,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심사절차가 비교적 덜 까다로운 카드론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DSR이 한도에 달했던 차주들이 당국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로 대환이 가능해진 경우도 있다"며 "이들 중 카드론 대출을 도중에 받은 차주가 있다면, 충분히 시중은행 차주가 카드론을 빌리는 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급전이 필요한 경우,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한 정도의 신용점수를 가진 차주도 카드론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기할 수 없는 경우, 카드론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급전 수요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통상 카드론은 대출 절차가 시중은행 대출에 비해 까다롭지 않고 소요되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아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4월 말 기준 카드론을 취급한 차주들의 신용도 분포를 보면 현재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신한카드의 경우 가장 낮은 금리대인 10% 미만 영역에 전체 차주의 21.6%가 몰려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에게 낮은 금리가 책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대환 플랫폼을 이용해 시중은행 대출로 이동할 수 있는 개연성 역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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