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출혈 큰 할인 쿠폰 뿌리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소비자 설득 과제 남아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낸 만큼 돌려주는 신세계그룹의 유료 멤버십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이마트에 득이 될까, 실이 될까.
신세계그룹의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핵심 키워드는 '할인'으로,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6개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5% 할인 쿠폰'을 주기적으로 제공해 고객을 묶어두는 것이 골자다.
최근 유통업계는 '물가 안정'을 최대 미션으로 삼고, 주기적인 특가 할인전을 펼치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소비자에게 소구하기 위해선 '할인 쿠폰'을 넘어 오프라인에서의 가치 있는 경험을 강조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를 때 경험할 수 있는 혜택을 제대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선보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이마트뿐 아니라 G마켓,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 등 6개 계열사 대한 '5% 할인 쿠폰'을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연회비 3만원을 내는 유료 멤버십이긴 하지만, 가입과 동시에 가입비와 맞먹는 현금성 혜택을 돌려줘 가입에 대한 진입 장벽을 확 낮춘 것도 특징이다.
이마트는 올해 중점 추진 내용을 '재무구조 개선'으로 삼고, 투자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하기로 했다. 경영 효율화를 강조한 상황에서 '비용 출혈'이 큰 할인 쿠폰을 핵심으로 유료 멤버십을 선보였다는 건 그만큼 이마트가 충성 고객 확보에 절실했다는 걸 방증한다.
소비자가 쿠폰을 적용해 할인을 받을수록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높아지기 때문에 쿠폰 비중이 커지면 영업이익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SSG닷컴, G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은 분기마다 수백억원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인데, 쿠폰 사용이 이들 계열사에 몰리면 수익성은 더 악화할 우려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신세계그룹의 유료 멤버십은 경쟁 이커머스 쿠팡을 정조준한, 위기 의식 속에서 나온 카드"라며 "현금을 소비자에게 뿌리는 효과 때문에 초반 멤버십 회원을 확보하는 덴 무리가 없겠지만,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건 지금 하고있는 서비스를 합치거나 확장한 개념일 뿐, 남들이 쫓아오기 힘든 핵심 경쟁력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해 매출 규모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신세계그룹만이 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혜택을 소비자에게 소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갈 이유를 지속해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하나만 가입하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멤버십 가입 소구점이 되려면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갈 요인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며 "이마트에 갈 일 없는 사람은 멤버십 혜택이 크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스타벅스 충성 고객이라면 멤버십 유인이 쉬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과거 G마켓의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의 혜택 중 소비자의 선호가 높았던 것 중 '스타벅스 사이즈 업그레이드 무료 월 2회'가 있었다. 스타벅스 충성 고객에겐 G마켓에서 할인 쿠폰도 받고 음료 사이즈도 높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지갑을 열 만한 가치 있는 혜택으로 여겨진 것이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멤버십의 '확장성'을 강조한다. 가치 있는 경험을 더 많이 제공해 소비자 체감 혜택을 끌어올리려 한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통합 멤버십에 참여하는 6개 계열사 외에도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스타필드 등이 멤버십 동참을 준비 중이다. 외부로는 이동통신, 항공, 금융, 게임, 배달플랫폼 등 여러 분야의 기업들과도 멤버십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대한항공, KT와 연계해 사용자 관점에서 마일리지 적립, 포인트 교환 등 혜택을 제공할 것이고, 이 외에도 여행 관련 플랫폼과 OTT도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는 만큼 조만간 확장된 혜택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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