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협박' 악성민원 시달리는 공무원들…'보디캠' 단다[구청25]

기사등록 2023/06/10 14:00:00

최종수정 2023/06/10 21:32:05

서울 자치구들, 무방비 노출된 공무원 보호 조치

서울시 '민원담당자 휴대용 보호장비 지침' 마련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관악구청 민원 담당직원이 4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청 민원실에서 휴대용 영상 촬영 장비 ‘웨어러블 캠‘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관악구청은 악성 민원인으로 부터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휴대용 영상 촬영 장비 '웨어러블 캠'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2023.04.0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관악구청 민원 담당직원이 4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청 민원실에서 휴대용 영상 촬영 장비 ‘웨어러블 캠‘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관악구청은 악성 민원인으로 부터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휴대용 영상 촬영 장비 '웨어러블 캠'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2023.04.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시 자치구들이 악성 민원인에 대응하기 위해 '보디캠(신체에 부착하는 카메라)' 도입에 나서고 있다. 폭언, 협박, 난동행위 등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10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송파구는 이달부터 동주민센터에 녹음과 녹화 기능이 가능한 '웨어러블 캠(영상기록장치)'을 보급했다. 악성 민원을 예방하고 폭력 등의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향후 법적 대응을 위한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민원 담당 공무원들이 이유없는 욕설이나 폭행 등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며 "이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안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 통계에 따르면 매년 민원실에서 공무원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폭언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공무원을 상대로 민원인이 저지른 위법행위 건수는 지난 2019년 3만8054건에서 2021년 5만1883건으로 증가했다.

실제 지난해 6월 양천구 신월동 주민센터에서는 주취 상태인 민원인이 쇠망치를 들고 찾아와 폭언과 자해로 직원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021년 11월에는 신정동의 한 주민센터 직원이 목을 졸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양천구는 지난 4월 악성 민원 발생빈도가 높은 3개 동에 청사 방호 전담 직원을 배치했다. 평상시에는 민원 안내 업무를 돕다가 폭언.폭행 등이 발생하는 경우 담당 공무원과 내방객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앞서 구는 지난해 8월 공무원증 녹음기와 근무 시 착용할 수 있는 보디캠을 도입한 바 있다.

관악구에서도 지난 4월부터 동주민센터와 구청 민원실, 주차.복지.세금 등 대민부서에 웨어러블 캠 45대를 도입했다. 향후 효과 등을 고려해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금천구도 민원인의 폭언·폭행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21개 민원점점 부서에 총 91대의 휴대용 보호장비 보디캠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간단한 조작으로 녹화·녹음할 수 있는 장비로 민원처리 과정 중 위법행위 발생 시 사전 고지 후 사용하게 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휴대용 보호장비는 민원응대 과정에서 위법행위 발생 시 사전에 고지한 뒤 제한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공무원뿐만 아니라 구민들도 안심하고 민원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민원 처리 공무원들의 휴대용 보호장비 사용을 규정한 '민원처리 담당자 휴대용 보호장비 운영지침'을 마련했다. 지난 4월 행정안전부의 민원처리법 개정안 시행으로 민원 처리 공무원이 위법행위에 대해 휴대용 영상기록 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데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운영지침으로 서울시 민원 처리 공무원들은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보디캠 등을 착용하고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사용 기준은 민원인이 민원 담당자에게 욕설, 협박, 성희롱 등 폭언하는 경우, 담당자를 위협하거나 폭행, 기물파손 등을 하는 경우 등이다.

보디캠 등을 이용할 때 민원인에게 녹음·녹화사실을 사전에 고지해야 하나, 상황이 긴급하게 돌아갈 경우에는 향후 고지를 못한 사유를 기록하는 것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장비 관리책임자는 영상·음성기록을 전용으로 저장·관리하는 시스템과 장비를 갖춰야 한다.

위법행위에 대한 고소·고발 등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기록물을 15일간 보관할 수 있지만 법적조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에는 기록을 삭제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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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협박' 악성민원 시달리는 공무원들…'보디캠' 단다[구청25]

기사등록 2023/06/10 14:00:00 최초수정 2023/06/10 21: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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