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수위, 임계점인 12.7m 아래로 떨어져"
"자포리자 원전의 연못 공급할 수 없다는 뜻"
IAEA "원자로 6기 정지 상태라 버틸 수 있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우크라이나 남부 노바 카호우카댐에서 더 이상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냉각수를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이고르 시로타 우크르히드로에네르호 최고경영자(CEO) 이날 "저수지 수위가 임계점인 12.7m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우크르히드로에네르호는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이다.
시로타 CEO는 우크라이나 TV를 통해 "더 이상 '발전소를 식히는 자포리자 원전의 연못'을 공급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카호우카댐 저수지 물은 상류 150㎞ 거리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 자포리자 원전 냉각수로도 사용된다.
지난 6일 댐이 붕괴하자 냉각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이른바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러시아군에 점령된 뒤 차례로 가동이 중단됐고 현재 비상용 디젤 발전소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그로시 사무총장은 "댐 손상으로 저수지 수위가 시간당 5㎝가량 낮아지고 있다고 보고 받았다"면서 "댐 수위가 12.7m 이하로 떨어지면 더 이상 물을 퍼 올릴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장기간 필수 냉각수 시스템에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연료가 녹고 비상용 디젤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원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 대형 냉각 연못이 가득 차 있다. 원자로 6기가 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몇 달 동안 발전소에 공급할 충분한 저장공간이 있다"면서 "이 냉각 연못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동시에 "많은 대체 공급원이 있다. 주요한 것은 (원전) 부지 옆 큰 냉각수 연못인데, 이곳 수위는 저수지보다 높게 유지된다"면서 "원자로가 (이미) 여러 달 폐쇄돼 있었고, 이 연못에서 냉각수를 몇 달 동안 공급하는 것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곧 이것을 확인할 것"이라고 우려를 잠재웠다.
또 "냉각수 주요 라인은 저수지에서 공급되고 화력발전소 인근 채널을 통해 현장으로 나온다"면서 "이 라인을 통한 물 공급은 며칠 동안 지속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능한 많은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 불필요한 물 소비를 줄이고 경영진과 추가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다음주 원전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카호우카댐 붕괴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통제 아래 있는 댐을 폭격했다고 비난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내부에서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테러 행위"라며 "대량 살상을 위한 환경적인 폭탄"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고의적인 사보타주(고의적인 파괴 공작)"라고 맞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