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개발 러시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존 주사제를 먹는 경구용 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복약편의성을 높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수 기업이 기존 주사제로 개발된 치료제를 경구용 약으로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효과를 봤다며 언급한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경구용 약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하루 한 번 먹는 알약 형태의 비만약 '리벨서스'(세마글루타이드) 임상 3상을 완료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지난달 발표한 리벨서스 임상 3상을 살펴보면 667명 과체중·비만 환자에게 하루 한 번 리벨서스 50㎎을 복용하게 한 뒤 위약(가짜약)과 비교한 결과 치료 68주 뒤 리벨서스를 복용한 대상은 체중 감소량이 15.1%에 달했다. 위약은 2.4%였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도 경구용 비만약 '다누글리프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임상 2상 결과 다누글리프론 복용군은 16주 동안 체중이 10파운드(약 4.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라이 릴리도 당뇨 치료제로 허가 받고 현재 비만약으로 개발 중인 '마운자로'를 경구용으로도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기존 주사제로 개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경구용으로 개발한다. 최근 미국 바이오 업체 라니 테라퓨틱스와 먹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경구형 아달리무맙'(개발명 RT-105)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CT-P17'(성분명 아달리무맙)을 경구용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라니 테라퓨틱스는 정맥·피하 주사 제형의 단백질과 항체의약품을 경구용으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앞서 라니테라퓨틱스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을 경구형으로 바꾸는 'RT-111' 개발 계약도 체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4월 미국기업 세레스테라퓨틱스의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처음으로 허가하면서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 지아이바이옴이 대장암 치료 후보물질 'GB-X01'을 경구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고바이오랩도 건선과 궤양성 대장염을 적응증으로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큐라클은 기존 눈에 찌르는 주사제로만 개발됐던 황반변성 치료제를 경구용으로, 일동제약과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인슐린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사제와 달리 경구용은 복용이 간편해 환자들이 선호한다"며 "기업들은 차별화된 제형으로 치료방식을 다변화해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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