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 발표
124.3p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반짝 반등했던 세계 식량 가격이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며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탕 가격은 상승 폭이 줄었지만 오름세를 지속해 연초 대비 35%나 껑충 뛰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27.2p)보다 2.6% 하락한 124.3포인트(p)로 나타났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95개)을 조사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해 발표한다. 2014~2016년 평균값을 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인상, 낮으면 하락으로 평가한다.
식량가격지수는 2020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해 작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이후 지난해 3월 역대 최고치(159.7p)를 찍었다.
이후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4월(0.6%) 소폭 상승한 바 있다. 이번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며 2021년 4월(122.1p)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곡물 가격지수는 4월(136.1p) 대비 4.8% 하락한 129.7p로 나타났다. 밀과 옥수수는 안정적인 생산량을 보이면서 하락했지만 쌀은 베트남과 파키스탄 등 일부 수출국 공급량이 줄어 국제가격이 상승했다.
유지류는 전월(130.0p) 대비 8.7% 하락한 118.7p로 낙폭이 컸다. 팜유를 비롯해 대두유, 유채씨유, 해바라기씨유 등 공급량이 충분해 가격이 떨어졌다.
수요 증가와 가축 전염병 확산 등으로 공급부족이 우려되는 육류은 117.9p로 전월(116.7p) 대비 소폭(1.0%) 상승한 반면, 유제품은 118.7p로 전월(122.6p) 대비 3.2% 하락했다.
201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17.6%) 껑충 뛰었던 설탕 가격지수는 5.5% 상승한 157.6p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 상승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11년 역대 최고치인 160.9p에 근접했다. 연초(116.8p)와 비교해도 34.9%나 급등했다.
이상기후로 향후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생산국 설탕 선적이 지연되며 가격상승을 부채질 했다. 올해 브라질산 사탕수수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 폭을 줄일 수 있었다.
농식품부는 국제 설탕가격 상승에 대응해 업계가 설탕 원료인 원당 수입선을 작황이 좋은 브라질 등으로 다변화할 방침이다. 설탕 할당관세 물량 10만5000t을 원활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조치를 이달부터 시행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외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설탕 가격 안정을 위해 업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