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7m 망루서 고공농성
체포 과정서 부상입고 입원…2일 구속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지난달 30일 전남 광양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강제 연행된 김준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무처장이 2일 구속됐다. 한국노총과 금속노련은 "윤석열 정부의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격분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법원이 김 사무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무도한 윤석열 정권이 김 사무처장을 구속했다"며 "노동자와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이며 과거 공안정권으로의 회귀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이 목숨을 걸고 망루에 오른 이유는 무려 2년 전에 포스코가 하청노동자들과 맺은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포스코 하청노동자들이 교섭을 촉구하며 400일 넘게 천막농성 투쟁을 벌였지만 원하청 사측이 묵묵부답이어서 금속노련 간부들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윤석열 정권의 충실한 몽둥이가 되어 무도한 폭력을 휘두른 경찰은 명백히 공권력을 남용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노골적인 노조 탄압에 총동원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호라는 기본 임무는 잊은 채 무도한 권력에 머리를 조아리고 특진에 눈이 먼 경찰의 만행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말로는 대화하자면서 뒤로는 노동자들에게 막무가내 폭력을 행사하는 정부에게 대화 의지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싸울 것이다. 피와 땀으로 일군 노동의 권리와 사회정의, 민주주의를 위해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대정부 투쟁 의지를 강조했다.
금속노련 역시 성명서를 발표하고 "법원은 김 사무처장을 즉시 석방해야 한다"며 "석방이 이뤄질 때까지 전 조직적 역량을 동원해 석방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경찰의 폭압적인 강제연행과 병원에서의 무리한 조사, 새벽을 틈탄 구속영장 신청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두 명의 경찰이 증인으로 출석해 구속의 필요성을 진술하는 영장실질심사는 너무나 일반적이지 않다"며 "오늘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됐어야 하는 건 김 사무처장이 아니라 위법한 공권력으로 그를 집단폭행한 경찰들과 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지시한 윗선이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에 맞설 유일한 방법은 연대투쟁밖에 없다"며 "금속노련은 윤석열 정권과 그 하수인들에 대한 퇴진 운동을 시작으로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어깨걸고 노동탄압을 분쇄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포스코 협력사였던 성암산업(현 포운)이 2020년 작업권을 반납한 뒤 소속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에서 시작됐다. 당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중재로 고용승계를 약속 받았지만, 이번에는 성암산업 당시 근로조건 유지를 두고 노사 간 갈등이 벌어졌다.
이에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은 지난해 4월 24일부터 임금교섭,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전남 광양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하지만 사건이 장기화되자 김 사무처장이 지난달 29일 7m 높이의 망루를 설치하고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경찰은 같은 달 30일 김 사무처장을 끌어내리려고 시도하던 중 이를 막아서는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물리력으로 진압하고 강제 연행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튿날 체포됐다.
경찰은 김 위원장에게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전날(1일)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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