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국제협력 예산 부족" 호소하자
尹, 과기부 장관에 "예산 크게 늘려야" 지시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첨단과학 기술을 육성할 때 '국가주의'보다 '국제주의'로 접근하자"며 세계적인 무대에서 우리의 기술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창업허브 M+(마곡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열린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를 열고 지난 4월 대통령과 함께 보스턴을 방문했던 기관을 포함해 기업, 연구소, 지원기관, 정부 부처 및 지자체 등의 관계자들과 토론에 나섰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대통령께서 해외순방 때 방문한 외국 대학교가 카이스트에 공동연구를 제안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해외 유수의 대학교와의 공동연구 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로 애로사항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에서 귀국하는 길에 과학기술부 장관에게 30조원의 연구개발(R&D) 예산 중 국제협력 부분을 크게 늘리라고 지시했다"며 "이 예산을 활용해 국제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바이오 파운드리는 균주 확보가 제일 중요한데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 규제로 인해 균주 확보에 9개월에서 3년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부처에서 규제를 개선해 준다면 바이오 파운드리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대통령은 이에 "미국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적극적으로 규제를 개선하여 글로벌 협력 강화의 기반도 마련하고 선제적인 시장 구축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LMO 규제에 대해 과기부 등 관계 부처와 신속히 협의하여 소량의 상업용 생산 등의 경우 검사를 면제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테서(Tesser·의료 분야 데이터 기업)의 이수현 대표가 "의료 분야 오픈 데이터를 만들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등 접근에 제약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하자 윤 대통령은 "우리 첨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의료 데이터도 산업 자원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쓸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토론을 마친 후 "우리 축구도 국제화되니까 월드컵 예선 탈락은 생각도 안 하는 수준으로 올라간 것처럼 우리가 첨단과학기술을 육성할 때에도 '국가주의'보다 '국제주의'로 접근해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 연구자, 기술자들과 함께 서로 동료처럼 연구해 나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 불필요한 규제의 해소를 약속하며 "인내를 강요하면 혁신의 장애물이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혁신을 만들어 내는 데에 장애가 되는 제도가 있는 경우, 관계 장관에게 건의를 해 주신다면 신속하게 검토를 해서 '이건 확실히 있어야 된다'는 신념이 없는 부분들은 모두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하기 전 바이오 의약품 기술, 디지털 의료기기에 대한 시연을 관람하고 제품 설명을 청취했다.
대통령은 전기·소리로 뇌신경을 자극해 뇌혈류와 신경전달 물질을 증가시키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직접 착용해 소리를 들어봤다.
카이스트는 자체 개발한 알츠하이머 단백질 치료제에 대하여 영상 등을 통해 기술 설명을 했다. 또 전자약 개발업체 뉴라이브는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인 이명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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