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 총출동
한종희 부회장 등 해외출장자 불참
기술중심·인재제일 경영철학 이어져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제33회 삼성호암상'에 참석했다. 회장 취임 후 첫 호암상 시상식으로 삼성 오너 일가가 한 자리에 모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 회장을 제외하고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 제외 총수일가 불참…사장단은 총출동
취재진이 회장 취임 후 첫 호암시상식에 참석하는 소감과 호암재단에 기명으로 기부금을 전달한 이유 등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은 채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로비에서 2층 다이너스티홀로 계단을 통해 천천히 올라가던 이 회장은 사업과 관련한 질문이 계속되자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돌려 가벼운 목례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 회장 취임 후 첫 호암상 시상식인만큼 계열사 사장단은 총출동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은 이 회장 도착 10분 후 모습을 드러냈다. 로비의 회전문으로 입장한 이 회장과 다른 입구를 통해 들어온 경 사장은 '하반기 반도체 전망'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 외에도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MX)부문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남궁범 에스원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사장단 50여명이 참석했다. 호텔신라에서는 이부진 사장 대신 한인규 사장이 자리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회장과 전경훈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해외 출장 중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예술상을 수상하며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의 참석에 대한 기대도 있었으나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해외 공연 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 해 스승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가 대리 수상했다.
이 회장 경영철학 따라 여성인재 수상자 비중 증가
이 회장은 "기술 인재 발탁을 위해 성별과 국적을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지난해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첫 여성 사장을 발탁하기도 했다.
호암상에서도 기술중심·인재제일 기조가 이어져 최경신(54)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와 마샤 헤이기스(49)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의학상)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 교수는 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광전기 반응에 필요한 전극 물질과 촉매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통해 친환경 수소 생산의 획기적 발전에 기여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최 교수는 "아직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과학자란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과학자의 길로 이끌어 주신 선생님, 함께 연구했던 제자들, 많은 도움을 준 선후배,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헤이기스 교수는 세포 대사활동의 노폐물로 알려진 암모니아를 암 세포가 영양분으로 재활용해 암 세포의 증식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면서 암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헤이기스 교수는 "항상 인류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퍼즐을 해결하기를 꿈꾸면서 미토콘드리아 대사물질이 인간 건강과 암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연구했는데 앞으로도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풀지 못한 퍼즐을 해결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헤이기스 교수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호암재단에서 호암상 수상자 대상을 한국인에서 한국계 외국인으로 확대하면서 호암상이 세계적 권위를 갖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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