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넉달 만에 공모가 두배 달하는 유증 결정에 투자자 원성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지난달 유상증자를 발표한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증 소식에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해 연일 급락한 종목이 있는 한편, 공시 직후 상한가로 급등한 사례도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5월1일~31일) 코스닥 시장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한 곳은 총 25곳이다.
이 중 절반 가량의 기업 주가는 유상증자 공시 직후나 다음날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지난 15일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공시한 뒤, 다음 날 주가가 하한가(29.51% )까지 떨어졌다.
상장 넉달 만에 공모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해 투자자들의 질타가 쏟아진 기업도 있다.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유아용품 전문업체 꿈비는 지난달 25일 200억원 규모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상장 당시 공모금액 1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상장한 지 넉 달 만에 다시 주식시장에서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꿈비의 주가는 유증 공시 후 3일 동안 16.5% 하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IPO 후 주가가 급등하자 금융권 차입 대신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도"라며 주가 급락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 외에도 피씨엘(13.45%), 엔브이에이치코리아(20.63%), 옴니시스템(21.41%)케이엔더블유(14.78), CJ바이오사이언스(9.79%) 등이 유상증자 공시 다음날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반면, 유상증자 소식에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은 곳도 있다.
디와이디의 경우 지난 22일 1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와 함께 같은날 계열사인 삼부토건 임원진이 폴란드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 소식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22~23일 이틀 동안 58.88% 급등했다.
프로스테믹스(29.95%)와 CSA코스믹(28.82%)도 각각 75억원, 250억원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띄운 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는 유통주식수 확대를 수반하는 만큼 조달한 자금의 사용 계획을 꼼꼼하게 따져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유상증자 시 반드시 주가가 하락하는 건 아니지만 주식수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차입금 상황의 목적인지 등의 여부를 확인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