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제주서 열린 '이스턴 엔데버' 반발
"금수 조치·선제 공격 위한 군사연습"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지난달 31일 제주에서 열린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엔데버 23'을 비난하며 "봉쇄를 기도하면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은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를 자극하는 불장난 소동에 계속 매여달리고 있다"면서 전날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해양차단훈련에 반발했다.
김 부상은 이번 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는 한미의 주장을 부정하면서 동원된 무력의 규모로 볼 때 "유사시 특정한 국가에 대한 전면적인 금수조치와 선제공격 준비를 완비하기 위한 극히 위험한 군사연습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훈련이 "영유권 문제로 인한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예민한 수역과 인접하고 있는 사실은 이번 해상차단훈련이 우리 주변국가들을 압박하기 위한 다목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훈련이 진행된 제주 공해가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가깝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 구도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부상은 또 타이완해협 문제도 거론한 뒤 "이번 훈련은 동북아시아 지역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촉매제로 될 것"이라며 "동북아에서 파국적인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날로 현실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그 어떤 적대적인 봉쇄행위를 기도하거나 우리의 신성한 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하려 든다면 공화국무력은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턴 엔데버 23′은 이날 제주도에서 개막한 확산방지구상(PSI) 20주년 고위급 회의를 계기로 기획됐다. 5년마다 열리는 PSI 고위급회의를 우리 정부가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SI는 대량살상무기(WMD)와 그 운반 수단, 관련 물자의 불법 확산 방지를 위해 2003년 미국 주도로 발족한 국제 협력체제다. 해양차단훈련은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개최한 PSI 고위급회의를 계기로 진행됐으며 한국·미국·일본·호주 함정들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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