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피?", "어디로?"…혼란 키운 경보 재난문자

기사등록 2023/05/31 16:27:39

최종수정 2023/05/31 16:29:25

서울시, 경계경보 오발령…경보체계 등 개선

[서울=뉴시스]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1발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떨어졌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군은 발사체의 기종과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1발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떨어졌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군은 발사체의 기종과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시가 31일 이른 아침 발송한 '경계경보' 재난문자로 시민들이 대혼란을 겪었다. 어떤 이유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 지 정확한 정보가 없어 우왕좌왕 하는 사이 행정안전부의 '오발령' 문자까지 발송되면서 시민 혼란이 가중됐다.

이번 소동으로 재난문자와 민방공 경보 시스템 등을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이날 오전 6시41분 '6시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22분 뒤인 오전 7시3분 '서울시에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정정했다.

서울시가 발령한 경계경보는 잘못됐다는 게 행안부의 입장이다. 이후 서울시는 7시25분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가 해제됐음을 알려드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란다'며 경보 해제 문자를 보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위급재난문자 오발송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3.05.3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위급재난문자 오발송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3.05.31. [email protected]

 경계경보는 민방공경보 중 적의 항공기·유도탄 또는 지·해상 전력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공격이 임박하거나 공격이 진행 중일 때에 발령하는 공습경보와는 차이가 있다.

이날 경계경보는 합동참모본부가 오전 6시29분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를 파악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내용은 행안부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로 전달됐고, 지령방송을 통해 각 시·도 민방위경제통제소로 전파됐다.

행안부의 지령방송을 수신한 서울시 민방위경보통제소는 6시38분 서울시에 재난문자 발송 승인을 요청했고, 서울시 안전총괄실의 승인을 거쳐 6시41분 문자를 발송했다. 행안부의 지령방송에는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 발령'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시는 서울 지역이 '경보 미수신 지역'에 해당하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행안부 중앙통제소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재난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결과적으로는 서울시와 행안부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번 경보 오발령 소동이 벌어진 셈이다. 실제 국가적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에는 행안부가 재난 대응 훈련차원에서 각 지자체에 전파한 안내메시지를 종로구가 실수로 긴급재난문자로 발송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재난문자 내용도 위기 상황시 시민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서울시가 보낸 재난문자는 무슨 이유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를 적시하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오키나와=AP/뉴시스]31일 미사일 경보에 대응하여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 관계자들이 시청에 모여있다. 2023.05.31.
[오키나와=AP/뉴시스]31일 미사일 경보에 대응하여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 관계자들이 시청에 모여있다. 2023.05.31.

같은 시각 일본 오키나와현에 내려진 경보 문자에는 경보 상황과 주민 대피처 등의 내용이 담겨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께 오키나와현 주민들에게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경보를 보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경보체계와 안내 문구 등을 개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이날 "시민 혼선을 막고 신속하고 정확한 안내를 위해 경보체계, 안내 문구와 대피 방법 등을 더 다듬어 정부와 협조해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이번 일로 혼선을 빚은 점은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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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피?", "어디로?"…혼란 키운 경보 재난문자

기사등록 2023/05/31 16:27:39 최초수정 2023/05/31 16: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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