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북한이 31일 오전 군사정찰위성 1호기인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경계경보가 내려지면서 주민들이 대피소로 이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31일 인천 옹진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9분께 백령도 일대 주민들은 ‘경계경보’를 발령한다는 재난문자를 받았다.
백령도 일대에는 사이렌이 20여분간 울려 퍼졌으며, 마을에는 ‘주민들은 대피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은 백령도 내 20여개의 대피소로 몸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령도와 인접한 대청·소청도의 경우 주민들이 대피를 하지 않았으나, 대피소의 문을 개방하는 등 대피 준비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연평도는 북한이 쏘아올린 우주발사체와 거리가 떨어져 있어 경계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옹진군 관계자는 “안내방송을 듣고 실제로 대피한 주민들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날 오전 8시부로 모두 집으로 귀가 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6시 29분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
합참은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했고, 우리 군은 정상적인 비행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방위성은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가 발사됐으나 이미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발사 실패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31일 0시부터 다음 달 1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과 IMO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 리병철 북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전날 6월에 곧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하고 다양한 정찰 수단들도 새로 시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통보한 해상좌표에 따르면 잔해물 낙하가 예상되는 해역은 1단 로켓의 경우 충남 대천항 서쪽 230~300km 거리의 공해, 페어링(위성 덮개)은 제주 해군기지에서 서쪽으로 270~330km 떨어진 공해상, 2단 로켓은 필리핀 루손섬 동쪽 약 700~1000km 떨어진 해상이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지 50여일 만에 다시 도발했다. 이번이 올해 10번째 발사체 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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