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부터 세종대로 일대서 2만명 참석 집회
경찰청 강경 대응 예고…경찰 부대 120여개 배치
"불법집회시 강제해산…폭력 쓰면 캡사이신 분사"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3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도심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경찰청이 상황에 따라 물리력을 통한 강제해산은 물론 캡사이신 분사까지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세종교차로에서 시청교차로에 이르는 전 구간에서 2만명이 참석하는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신고한 상태다. 서울 외에도 대구(2000명)·충남(2500명)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 1만5000여명이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본 집회 전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와 금속노조 등 노동단체들은 도심 곳곳에서 사전집회를 한 뒤 오후 2시30분부터 세종대로 방향으로 행진해 합류한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는 이날부터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정부가 노조의 집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집회로 도심 내 교통 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보고 세종대로 상에 가변차로를 운영해 교통소통을 유지하는 한편, 집회 행진 구간 주변에 교통경찰 220여명을 배치하고 입간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집회가 불법 양상을 보일 경우 강제해산 조치하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까지 검토하고 있다. 고추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인 캡사이신은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정부 탄핵 국면에서 촛불집회 대응에 쓰인 게 마지막이다.
경찰의 분사기 활용 규칙에는 불법집회로 생명·신체와 재산 및 공공시설 안전에 대한 위해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캡사이신 분사기를 쓸 수 있다고 돼 있다. 경찰은 최근 6년 만에 재개한 전국 단위 불법집회 대응 훈련에서도 캡사이신 분사기를 활용한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경찰은 또 전국에서 임시편성부대를 포함해 전국 120여개 경찰부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처럼 경찰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이른바 '1박2일 노숙집회' 대응을 놓고 정치권에서 질타하자 경찰은 지난 25일 금속노조의 대법원 노숙집회를 강제 해산시킨 바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집회 및 행진 시간을 제한해 금지했음에도 시간을 초과해 해산하지 않고 야간 문화제 명목으로 불법집회를 강행하거나 도심에서 집단 노숙형태로 심각한 시민불편을 초래하는 경우 현장에서 해산 조치할 것"이라며 "해산조치 등 경찰 법 집행 과정에서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을 방해할 경우 즉시 현장 검거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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