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4'…보스턴, MLB 이어 NBA 역스윕 해낼까

[서울=뉴시스]박상현 기자 = '어게인 2004'. 미국 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가 19년 만에 다시 연고지 팬들에게 역스윕의 기쁨을 안길 수 있을 것인가.

보스턴 셀틱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TD가든에서 마이애미 히트와 2023 NBA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을 치른다.

동부 컨퍼런스에서 2번 시드를 받은 보스턴은 8번 시드의 마이애미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내리 졌다. 지미 버틀러를 앞세운 마이애미와 홈 1, 2차전에서 각각 7점차와 6점차 패배를 당했던 보스턴은 지난 22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원정 3차전에서도 26점차로 완패하며 코너에 몰렸다.

하지만 보스턴은 4차전 17점차 완승으로 분위기를 돌렸다. 제이슨 테이텀의 득점 능력이 살아났다. 2쿼터까지 6점차로 뒤졌던 보스턴이 3쿼터에서 15점이나 앞서면서 역전을 시킨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홈 5차전에서도 13점차 승리를 거뒀던 보스턴은 지난 28일 원정 6차전에서 종료 직전 데릭 화이트의 극적인 팁인으로 104-103, 1점차 역전승을 거두면서 끝내 7차전까지 몰고가는 데 성공했다.

분위기만 보면 19년 전 뉴욕 양키스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패 뒤 3연승을 거둔 보스턴 레드삭스를 연상하게 한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는 원정 1, 2차전을 모두 진 뒤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홈 3차전에서 8-19로 완패하면서 코너에 몰렸다. 보스턴 지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도 3차전 패배 뒤 "8-19 완패로 3패 상황으로 몰렸다. 이것은 이 스포츠에서는 공식적인 사형선고다. 일정이 끝나면 우리는 슬퍼하며 쓸쓸한 겨울을 맞이할 것"이라고 손을 들었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MLB에서 단 한 차례도 역스윕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턴 레드삭스는 끝내 기적을 만들어냈다. 4차전에서 3-4로 뒤졌던 보스턴 레드삭스는 9회 말 데이브 로버츠의 도루 뒤 빌 뮬러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어낸 뒤 연장 12회 말 데이빗 오티즈의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5차전에서도 8회 초까지 2-4로 뒤지다가 8회 말 2점을 뽑아내며 균형을 맞춘 보스턴 레드삭스는 연장 14회 말 4차전의 영웅 오티즈가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5-4 역전승, 2승 3패로 쫓아갔다. 결국 보스턴 레드삭스는 커트 실링의 '핏빛 투혼'을 앞세워 6차전까지 4-2로 잡으며 끝내 승패 균형을 맞췄다. 기세가 산 보스턴 레드삭스는 7차전 10-3 완승을 거두면서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결국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밤비노의 저주'를 깼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MLB 유일의 역스윕 기록을 갖고 있다.

이제 NBA에서도 역스윕의 대기록을 보스턴 셀틱스가 해낼 판이다 보스턴 셀틱스가 TD가든에서 열리는 7차전까지 잡는다면 NBA에서 처음으로 역스윕을 달성하며 NBA 파이널에 진출하게 된다.

물론 마이애미가 7차전을 잡아도 대기록이 작성된다. 마이애미가 보스턴 셀틱스를 이기고 NBA 파이널에 진출하면 1999년 뉴욕 닉스 이후 24년만에 두 번째로 8번 시드의 기적을 쓰게 된다. 마이애미가 NBA 파이널에서 덴버 너기츠를 꺾고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역대 가장 낮은 시드의 NBA 파이널 우승팀이 된다. NBA 사상 가장 낮은 시드로 NBA 파이널 정상에 오른 것은 1995년 6번 시드의 휴스턴 로키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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