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자위함기 게양, 국제관례"
국방장관 자위대 함정 첫 사열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정부가 주최하는 다국적 훈련에 참여할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욱일기를 달고 29일 부산항에 입항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에 도착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제20주년 고위급 회의를 맞아 31일 제주 남동방 공해상에서 실시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한다.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우리 주관으로 세 번째로 실시되는 훈련으로 한미일과 호주 4개국의 수상함 7척과 항공기 6대 등이 참가한다.
일본 방위상은 이 훈련에 자위함기(욱일기)를 달고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국제법에 따라 군 함정은 국적을 나타내는 표시를 게양해야 하는 데 일본은 자위대법에 따라 위함기와 일장기를 함께 걸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위함기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와 똑 닮아 과거에도 논란이 됐었다. 붉은 원이 왼편으로 약간 치우쳐 있기는 하지만 욱일기와 거의 흡사한 모습이다. 일본 외무성은 자위함기를 욱일기의 일종으로 소개한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1월 우리 군은 제주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를 초청하면서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구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일본은 "비상식적인 요구"라고 반발하며 불참했다.
반면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과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에는 한국 해군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자위함기를 단 해상자위대 함정이 참가했다.
한일 관계 정상화 기조 속에 윤석열 정부는 이를 문제 삼지 않는 모습이다. 국방부는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방한하는 게 "통상적 국제관례"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해상 사열도 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우리 해군 소속 왕건함, 미국 밀리우스함, 일본 하마기리함, 호주 안작함, 한국 해양경찰청 5002함 순으로 훈련에 참여한 수상함을 사열한다. 우리 국방장관이 자위대 함정을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일본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우리 군수지원함 소양함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탄 경항모 이즈모에 경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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