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물러나겠다…대통령직은 유지"
국방부 장관이 여당 대표직 승계하기로
이달에만 두차례 총기 난사…20여명 사망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이달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여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27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자지라에 따르면 부치치 대통령은 집권당인 세르비아진보당(SNS)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대통령직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날 "지금까지 최고의 당을 이끌어 온 것이 자랑스럽다"며 국가 원수이자, SNS의 당원으로 남겠다고 전했다. 그는 2017년, 2022년 두 차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번 임기는 2027년까지다.
당 지도부는 세르비아 당 대회에서 부치치 대통령의 사임 의사를 수용해, 그의 제안에 따라 밀로스 부체비츠 국방부 장관을 후임 당수로 임명했다.
이달 들어 20여 명의 사망자를 낸 두 차례 총기 난사 사건 뒤 반정부 시위가 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르비아에서는 이달 초 연이어 총기 난사가 발생했다.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학교에서 13세 소년이 아버지의 권총으로 동료 학생 8명과 경비원 1명을 살해했다. 이튿날에도 총기 난사로 3개 마을에서 8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
이를 계기로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네 번째 가두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국영 방송국 RTS가 인근 거리를 가득 메우고 부치치 대통령과 내무장관, 정보국 국장의 사임과 언론 자유를 요구했다.
이 매체는 현장 기자를 인용해 시위대가 "폭력 문화를 조장하는 정부를 비난했다"며 '정부가 부패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히 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 '권위주의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서 지지자 수만 명이 수도 베오그라드에 집결해 부치치 대통령 지지 집회를 지난 26일 열었다.
한편 야당은 오랫동안 부치치 대통령과 여당 SNS를 상대로 독재 정치, 언론 자유 억압, 정적에 대한 폭력, 부패, 조직범죄와의 연관성을 제기해 왔다. 부치치 대통령과 당은 혐의를 부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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