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아동 수호자 손용구 경위 "가족 만나 행복한 모습에서 보람 느끼죠"[인터뷰]

기사등록 2023/05/25 07:00:00

8년간 800명 이상 실종아동 등 발굴

학대, 성매매 피해자 찾아 지원 연계

"실종 사건 해결엔 국민 신고가 최고"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실종 업무라는 게 내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일이잖아요. 잃어버렸던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행복한 모습을 보면 이 일에 보람을 느끼죠."

25일 실종 아동의 날을 맞아 아동권리보장원의 도움을 받아 2016년부터 현장에서 실종아동 등을 찾는 업무를 하고 있는 경북경찰청 포항남부경찰서 손용구 경위와 지난 24일 전화 인터뷰를 나눴다.

손 경위는 지난 8년간 실종 관련 업무를 하며 817명의 실종아동 등을 찾았다. 실종 아동에는 영유아를 포함해 가출한 청소년도 포함한다.

실종 신고를 받으면 현장에 나가 신고자 상담과 주변 탐문을 하고 CCTV 확인과 필요한 경우 수색, 잠복도 한다. 실종 아동을 찾는 순간까지 업무는 끝나지 않는다.

손 경위에 따르면 실종 아동 사건의 90% 이상은 집안 사정 또는 교우 문제 등으로 가출한 경우라고 한다. 실종 아동을 찾으면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뚜렷한 거처 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는 사례도 있다.

손 경위는 "이들은 폭력이나 성매매 등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며 "가출한 친구들끼리 모여 가출팸이라는 것도 만드는 데, 이런 가출팸을 해체하는 작업까지도 우리가 한다"고 말했다.

실종자를 찾으면 가장 먼저 하는 조치는 대화다.

손 경위는 "실종자를 찾으면 가장 먼저 이야기를 듣는다"고 밝혔다. 왜 실종이 됐는지, 혹은 왜 가출을 했는지 원인을 알아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경위는 "실제로 새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 집을 나간 친구도 있었다"며 "단순 가출의 경우 부모님이나 담임 선생님에게 인계하지만 학대가 원인인 경우 전담 부서로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지적장애를 가진 실종 아동을 수색한 결과 성매매 현장에서 찾아낸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손 경위는 "아버지와 둘이 살던 지적장애 2급 아이였는데 또래한테서 성매매 하는 걸 알게 돼 같이 성매매를 하다가 찾아내 집에 보냈는데, 그 뒤에 혼자서 무인모텔에 들어가 랜덤채팅앱으로 사람을 불러 성매매를 하던 걸 잠복 끝에 찾아낸 적이 있었다"며 "지적장애가 있다 보니 자신의 행동이 잘못인 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두 번째로 찾은 후엔 해바라기센터로 연계를 했다"고 회상했다.

손 경위는 "요즘 아이들은 집을 나가면 경찰이 추적한다는 걸 알아서 자기들끼리 정보를 공유해 유심칩을 빼놓거나 해서 더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휴대폰이나 카드를 안 쓰면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손 경위는 "그럴 땐 제보가 큰 도움이 된다. 또 실종 아동 사건의 경우 유전자검사를 해서 아동권리보장원에 보내면 아동과 보호자의 유전자를 확인해서 도와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경위는 "혼자서 시무룩하게 걷거나 옷이 허름하거나 늦은 밤에 돌아다니거나 하는 아이들이 보이면 관심을 갖고 신고를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며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신고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손 경위는 "누군가의 가족을 찾아준다는 사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의 행복감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잃어버린 사람을 찾아주는 업무에 대해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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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아동 수호자 손용구 경위 "가족 만나 행복한 모습에서 보람 느끼죠"[인터뷰]

기사등록 2023/05/25 07: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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