숮으로 만든 검은 액체 붓고 "화석 연료 안돼"
이달 초 로마 피우미 분수에서 동일 행동
로마 시장, "터무니 없는 문화유산 공격 그만"
[서울=뉴시스]한휘연 인턴 기자 = 이달 초 나보나 광장 피우미 분수에서 시위를 벌였던 이탈리아 기후 운동가 단체가 이번에는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서 비슷한 '검은 물' 시위를 벌였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로마 시내 유명 관광지인 트레비 분수에서 기후 운동가 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Ultima Generazione)'소속 7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해당 단체는 유명 관광지에서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하며 환경에 관한 시위를 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나보나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지난번 시위와 동일하게 기후 운동가 7명이 분수 안으로 들어가 '숯으로 만든 검은 액체'를 붓고 현수막을 드는 행동으로 이루어졌다. 운동가들은 "우리는 화석 연료에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든 채로 "우리나라가 죽어가고 있다"고 연신 외쳤다.
제복을 입은 경찰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활동가들을 연행했고, 시위 당시 많은 관광객들이 해당 장면을 촬영했다. 일부는 시위대에게 모욕적인 말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가 벌어진 트레비 분수는 18세기 만들어져 198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동전을 던지면 다시 올 수 있다는 속설이 있어 유명한 관광지다. 2017년 조사 결과 한해 동전 수입만 140만유로(약 20억221만원)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수 중 하나로 꼽힌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성명서를 통해 화석 연료에 대한 공공 보조금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의 홍수와 시위를 연관시키며 화석 연료 사용이 이탈리아 주택 4채 중 1채의 홍수 위험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로마 시장 로베르토 구알티에리는 해당 단체의 이번 시위에 대해 "우리의 예술 유산에 대한 터무니 없는 공격은 이제 그만"이라며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번 피우미 분수 시위에서는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 젠나로 산줄리아노가 해당 단체에 대해 '환경파괴자(eco-vandals)'라고 묘사하며 "이러한 시위는 그들이 주장하는 환경에 반하는 행동이다, 시위로 많은 물이 청소에 사용되고 복구하는 데에도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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