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G7 참석 후 곧장 귀국…부채한도 협상에 발목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과의 연방정부 부채 한도 협상 합의 지연으로 파푸아뉴기니와 호주 방문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주요 7개국(G7) 일정만 소화한 뒤 곧장 귀국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커린 잔피에어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오는 21일 미국으로 돌아올 계획"이라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 방지 마감시한에 따라 의회가 움직일 수 있도록 여야 대표들과 다시 만나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출국한다.

그는 당초 G7 일정 이후 곧장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를 찾아 방위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다시 호주 시드니로 날아가 4개국 안보협력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화당과의 부채 한도 협상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자 해외일정 일부를 사실상 취소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에게 방문 일정을 연기한다고 얘기했다"며 "앨버니지 총리를 국빈 자격으로 조율된 시점에 미국에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맹을 되살리고 활성화며, 쿼드와 같은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는 것은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의 우선 과제"라며 "호주와 쿼드, 파푸아뉴기니와 태평양 제도 포럼 리더들을 내년에는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해외 일정 중 호주 부분과 파푸아뉴기니 방문은 연기할 것"이라고 직접 말했다. 반면 G7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한다며 "대통령직의 본질은 많은 중요한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앞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공화당) 등 미 의회 대표 4인과 부채 한도 상향 관련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9일 첫 면담 이후 일주일 만에 두 번째 만남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도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이다.

첫 면담 이후 백악관과 매카시 하원의장 측 실무진들이 물밑협상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회의 전 해외 일정 순방을 취소한 만큼, 실무진 차원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동이 끝난 뒤 매카시 하원의장 등과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디폴트에 이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면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양당의 정책적 차이가 디폴트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 디폴트는 선택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법률을 통해 연방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을 제한하고 있다. 연방 정부 부채가 상한에 가까워져 내달 1일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부채 상한 인상은 아직이다. 정부와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 한도 상향을, 공화당은 재정 지출 삭감 연계를 요구하며 대립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일정을 소화한 뒤 이르면 내주 초 매카시 하원의장 등과 3차 회동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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