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미비' '역정보' '서방 기대치 낮추기'
발언 진의 놓고 다양한 추측 제기
러 군사 블로거 "북부 남부서 이미 시작"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늦추고 있다고 발언한 의도에 대해 갖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 준비가 돼 있지만 무기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대반격에 나서면 우크라이나군 사상자가 너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에 군 보급품을 지원해온 자선단체 컴 백 얼라이브(Come Back Alive; .살아서 돌아오라)의 대표 타라스 츠무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말 그대로”라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지원한 무기만으로는 대반격 성공을 위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지원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탄약과 포탄에서 장갑차량과 방공망 등 많은 것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러시아가 유도 폭탄 공격을 확대한 뒤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불충분해 우크라이나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군 지휘관들과 민간인들의 우려가 옳다면서 “위험을 감당할 지는 고위 군 지휘관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키이우의 민주주의 재단 안보연구원 마리아 졸키나는 젤렌스키 발언에 이중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서방에 무기 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하는 한편으로 대반격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하일로 포돌략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사람들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중간계 대전투에서 곤도르가 판세를 좌우한 것을 상상하는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군에 기습을 가하기 위해 상황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졸키나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준비를 감추기 위해 역정보를 흘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예컨대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은 남부에서 반격할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해 러시아군이 동북부에서 방심하도록 유도한 뒤 동북부를 전격적으로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졸키나는 우크라이나군이 어디를 공격할지 모르도록 만드는 것이 효과가 있다면서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인근 주민 소개 명령을 내린 것이 우크라이나군이 어느 곳을 공격해올 지를 모른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예프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용병 그룹 대표는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이 속임수라며 “전면적 반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훈련과 무기, 장비, 탱크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북부와 남부 방면에서 공격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북부와 남부에서 이미 반격전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블로거인 예프게니 포두브니는 텔레그램 채널에서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정부가 남부 공격을 늘릴 것이다. 적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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