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5월 경제동향 발표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정부가 넉 달 연속으로 경기 둔화 진단을 내렸다.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열 배 이상 증가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둔화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 둔화에 '지속적으로'라는 표현을 붙여 최근 물가 상승 둔화 경향을 긍정 평가했다. 내수와 관련해서도 '회복세'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긍정 평가에 무게를 실었다.
경기둔화 진단을 넉 달 째 이어가고 있으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달 '경기둔화 흐름'에서 '흐름'을 뺐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불안과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영향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 불확실성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불황으로 인한 수출적자는 우리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월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41% 대폭 줄면서 전년동월비 14.2% 감소한 49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5대 수출항목 중 디스플레이 -29%, 무선통신 -34%, 컴퓨터 -73%, 바이오헬스 -18%, 석유화학 -24%, 석유제품 -27% 등도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이 40%, 선박이 59% 증가했으나 이 같은 감소폭을 반전하지 못했다.
수요 수출국 중에는 중국이 37%, 아세안이 26% 줄어들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22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전년동월비 10.4% 감소한 수준이다.
원자재 및 자본재가 감소 전환된 가운데 소비재도 감소 흐름을 지속하면서 4월 수입은 전년동월비 13.3% 감소한 52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월 수출입차는 26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 산업 생산은 광공업 생산이 전월비 5.1%, 서비스업이 0.2% 등이 늘며 1.6% 증가했다.
1분기 민간소비(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0.5% 증가했다. 3월 소매판매는 0.4% 증가에 그쳤다.
준내구재(-1.1%)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구재(0.4%) 및 비내구재(0.7%) 판매가 모두 증가한 영향이다.
4월 소매판매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4월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8.2% 증가했다. 2월(18.1%), 3월(20.5%)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5.6% 상승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2월(224.5%)과 3월(503.1%)보다 대폭 증가한 1191.8%를 기록했다. 반면 백화점 매출액은 0.8% 줄었다. 할인점 매출액도 2.6% 증가에 그쳤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5.1으로 전월대비 3.1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심리 실적을 보여주는 전산업 BSI는 72로 전월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전망을 나타내는 전망 BSI는 1p 상승한 74을 기록했다.
3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0.5%) 투자가 소폭 늘었으나, 운송장비(-9.7%) 투자가 큰폭 줄어들며 전월대비 2.2% 감소했다.
3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0.6p 상승,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0.3p 하락했다.
4월 소비자물가는 개인서비스 가격이 상승하였지만,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및 석유류 가격 하락하면서 전년동월비 3.7%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4.2%) 대비 큰 폭으로 축소한 것이다.
개인서비스는 누적된 원가 부담 및 여행 수요 회복 등으로 외식 및 외식제외 서비스가 모두 상승하면서 3월(5.8%)에 이어 6.1% 상승률을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확고한 물가·민생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하에 경협기반 강화 등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