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위축·수출 부진에 올해 성장률 1.8→1.5% 하향

기사등록 2023/05/11 12:00:00

최종수정 2023/05/11 14:22:58

KDI,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 발표

"반도체, 과거 위기와 같이 심각한 부진"

내년 2.3% 성장…거시경제 정상화 기대

"반도체·中경제 회복 더디면 성장세 둔화"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서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5.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서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5.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3%포인트(p) 낮춘 1.5%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얼어붙은 탓에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크게 위축되면서 상반기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 정도에 따라 경기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DI는 1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분위기에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유지했으나 계속된 수출 부진에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정부와 올해 2월 한국은행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인 1.6%보다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측한 전망치(1.6%)보다 낮고, 국제통화기금(IMF)과는 같다.

한국은행이 성장률 하향 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KDI의 이번 발표로 다음 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정부도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KDI는 최근 한국 경제가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 회복에도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0.8%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영향으로 서비스업이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제조업은 수출 부진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내수는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발목을 잡겠지만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투자는 제조업경기와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1.1% 증가하는데 그쳐 부진한 흐름이 지속하겠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외수요가 위축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교역량이 크게 줄어 반도체 경기가 급락하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성장률을 0.3%p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경기 부진"이라며 "지금 반도체 경기가 2001년 IT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정도로 아주 심각하게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올해 초에 전망했을 때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보다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도 조금 더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성장률을 낮췄다"고 부연했다.

상반기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크게 둔화하면서도 하반기 이후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0.9%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영항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며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 부진에도 서비스업 생산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고용 여건은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고, 소비자물가 역시 높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취업자 수는 경기 둔화와 제조업 부진에도 서비스업생산 증가로 27만명 증가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실업률도 상반기 3%를 넘어섰다가 점차 개선되며 연간으로는 지난해와 같은 2.9%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5%보다 소폭 낮춘 3.4%로 조정했다. 수입물가 하락세 전환 등 공급 측 물가압력 축소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소비가 살아나며 근원물가는 4% 상승률이 예상돼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우려했다.

내년 한국 경제는 대외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올해(1.5%)보다 높은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영향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성장폭을 키우고, 소비 역시 내년에는 완만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수출이 완만하게 회복되며 경상수지는 흑자폭은 올해(163억 달러)보다 배 이상 늘어난 385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KDI는 점차 수출이 회복하고, 물가상승세가 안정되면서 내년 말께는 거시경제가 정상적인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낙관했다.

다만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와 중국경제 회복 정도 등에 따라 한국 경제 성장세에 상당한 영향을 있을 것으로 했다.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경제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이다.

KDI는 "중국 경제 회복이 투자 부문으로 파급되지 못하면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곡물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주요국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에도 성장세가 더욱 둔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상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주요국에서 신용위험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돼 수출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전망총괄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는 2023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되며 1.5% 성장한 후 2024년에는 대외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로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05.1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전망총괄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는 2023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되며 1.5% 성장한 후 2024년에는 대외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로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05.1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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