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료' 3명 법정행…檢, '최고 사형' 조항으로 변경 적용(종합)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검찰이 '강남 마약음료 사건' 피의자 3명을 재판에 넘겼다. 주범에게는 법정 최고형이 사형인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가 적용됐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신준호 강력범죄수사부장)은 4일 길모(26)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범죄단체가입·활동, 특수상해 및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특히 마약류관리법 중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규정을 적용했다.

길씨는 당초 경찰에서 '미성년자 마약제공’(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1항,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혐의로 송치됐지만 검찰은 법정형이 가장 중한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2항,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39)씨는 변작중계기를 사용해 중국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번호로 바꿔 협박 전화를 도운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별건 마약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마약공급책' 중국 국적 박모(36)씨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10g을 받아 길씨가 전달하도록 한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달 3일 강남 학원가에서 음료수 시음 행사를 가장해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나눠주고, 이를 빌미로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한 혐의를 받는다. 청소년 13명과 학부모 6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중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사건 전반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이번 사건을 마약과 보이스피싱이 결합된 '마약피싱' 범죄로 규정하고 수사해 왔다.

경찰과 검찰 수사에 따르면, '마약공급책' 박씨는 지난 3월25일 던지기수법으로 필로폰 10g을 인천 주택가에 은닉했다.

길씨는 이를 수거해 4월1일 강원 원주 자택에서 마약 성분이 든 음료 100병을 직접 제조한 후 사건 당일인 3일 퀵서비스와 고속버스를 이용해 시음 행사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길씨는 100㎖ 플라스틱 1통당 멸균우유와 필로폰 0.1g을 담았는데, 이는 통상적인 필로폰 1회 투약량 0.03g의 3배가 넘는 양이다.

4월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와 강남구청역 일대에서 2인1조 2개조 아르바이트생들이 택배를 받아 학생들에게 '집중력 강화' 음료라며 음료 18병을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일당 15만원짜리 구인공고를 보고 아르바이트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조계에선 마약 범죄임을 모르고 참여한 만큼 고의성이 없어 아르바이트생들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마찬가지로 마약인 줄 모르고 마신 학생들도 처벌 대상이 아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이날 기소된 피의자 3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중국 체류 중인 공범 3명에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해 소재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이들과 연계된 보이스피싱 모집책 1명 이모씨를 추가로 확인해 전날 국내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 등이 적용된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용제 판사가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씨 외에도 국내외 추가 공범을 추적해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이씨 등 공범 3명을 추적하기 위해 중국 공안부에 소재 추적 자료를 제공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한 주중대사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중국 체류 중인 보이스피싱 총책 등 공범을 검거해 국내 송환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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