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트로 맥시멈…이하생략' 버거 화제
유튜브·SNS서 시식 후기 이어져
'콰트로 맥시멈 미트 포커스드 어메이징 얼티밋 그릴드 패티 오브 더 비기스트 포 슈퍼 미트 프릭4'
버거킹에서 최근 출시한 햄버거의 이름이다. 이름만 무려 39자에 달해 그냥 '콰트로 맥시멈…이하생략'이라고 불린다. 생김새와 가격 또한 무시무시하다. 패티는 3장 또는 4장이 들어간다. 여기에 4종류의 치즈가 얹혀 있다. 가격은 단품 기준으로 패티 4장짜리가 1만6500원, 3장짜리가 1만4500원이다. 거의 치킨 1마리 값이다. 패티 4장 짜리 햄버거의 열량은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섭취량(2000kcal)에 육박하는 1614kcal나 된다.
이 햄버거가 온라인에서 난리다. 유명 유튜버들이 시식 리뷰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맛있는 패티에 맛있는 치즈를 잔뜩 쌓아올렸으니 정말 맛있을까? 후기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패티가 4장이라 너무 뻑뻑하다' '씹기 쉽지 않다' '차라리 와퍼 3개 사먹겠다'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다.
사실 아무리 고기가 좋아도 패티 4장은 과하다. 햄버거 1개의 무게가 535g나 되고 패티 4장은 그 중 60% 이상(328g)을 차지한다. 온라인 상에서 본고장인 미국의 레시피를 찾아보면 '완벽한 햄버거'를 위한 패티의 무게는 150g~170g 정도가 추천된다. 패티 여러장이 들어간 햄버거의 경우에도 고기의 양은 7~8oz(약 200~225g)면 충분하다는 설명을 찾을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블로그 상에서 이 햄버거를 먹어봤다는 후기를 봐도 '혼자 먹기는 어렵다' '먹다가 숨넘어간다' '풍미가 강하지만 자주 먹기는 부담스럽다' 같은 반응이 많다. 그럼에도 온라인 이 햄버거의 존재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패티와 치즈가 겹겹이 쌓인 햄버거의 묵직한 맛을 체험하고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새로운 재미를 찾는 것이다.
사실 버거킹은 지난 2021년에도 패티 3~4장이 들어간 '스태커 와퍼'를 출시한 적이 있다. 이 햄버거를 먹고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게 유행하면서 판매량이 2개월 만에 100만개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묵직한 햄버거를 2년 만에 다시 출시한 것은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펀슈머' 마케팅의 일환이다. '콰트로 맥시멈…이하생략' 버거는 6월 4일까지만 한정판매한다.
SNS나 유튜브에 음식 후기를 올리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펀슈머 마케팅은 외식 업계에서 하나의 트랜드가 된지 오래다. 바나나맛·딸기맛·메론맛 시즈닝을 뿌린 '신호등 치킨'이나 '민트초코 논쟁'에 편승한 '민초 버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속적으로 이런 시도들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뇌절(1절, 2절에 그치지 않고 지겹게 반복한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이라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펀슈머들의 호기심에는 끝이 없다.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과일맛 치킨이나 거대한 햄버거를 삼키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게 그들의 즐거움이다.
온라인 상에서 햄버거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시대 상황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순이익은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경기 하강으로 기업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맥도날드의 실적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성적표에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경기 침체가 오면 햄버거를 더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 레스토랑 식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팁이나 교통비 지출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크고 열량이 높은 햄버거의 인기에 대한 힌트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미국 마이애미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경제에 대해 나쁜 소식을 들었을 때 고칼로리 음식을 찾는 경향이 있었다. '역경(adversity)' '견뎌내다(withstand)' '힘겹게 나아가다(struggle)'와 같이 부정적인 단어에 무의식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은 대조군에 비해 40% 가량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량 자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인식할 경우 본능적으로 고열량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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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Funny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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