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4년간 16억 지원 조례 통과
의사 소아청소년과 지원자 없어 실효성 우려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부산시의회가 최근 어린이의 야간 및 공휴일 진료 확대를 위한 달빛어린이병원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으나 정작 진료를 담당할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 탓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4일 부산시의회 제313회 임시회 제1차 상임위 복지환경위원회에서 '부산광역시 달빛어린이병원 지원 조례'가 심사를 통과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야간 시간대와 휴일에 소아 경증 환자를 진료하는 민간 병원을 지정, 운영하는 사업으로 2014년부터 시행돼 전국 36개소, 부산 3개소가 있다.
이번 조례안의 주된 내용은 현재 3개소인 달빛어린이병원을 2025년에 5개소로 확대하고 각 병원에 4년간 총 16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부산의 달빛어린이병원은 3개소로 기장군 정관우리아동병원, 연제구 아이사랑병원, 동래구 99서울청소년과의원이다.
조례안 공동 발의자인 김형철 의원(국민의힘·연제구2)에 따르면 3개소의 2021년 토·일·공휴일 진료 환자 수는 정관우리아동병원 1만7487명, 아이사랑병원 1만2019명, 99서울소아청소년과의원 5726명이다.
2022년에는 정관우리아동병원 3만8265명, 아이사랑병원 2만610명, 99서울소아청소년과의원은 1만6160명으로 전년 대비 모든 병원의 환자 수가 배를 넘었다.
김 의원은 "휴일에도 아동 치료 수요가 높기 때문에 부산 곳곳에 달빛어린이병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 관계자는 "기존에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해도 진료 수가만 인정되는 등 지원 체계가 미미했는데 이번 조례가 제정되면서 진료 수가 외에도 운영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민간 병원에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국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력난이 여전히 걸림돌로 지적된다.
강달수 복지환경위원회 의원(국민의힘·사하구2)은 지난 24일 상임위에서 "타지역에서도 유사한 조례가 제정됐지만 의사를 구하지 못해 실제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부산 소재 대학병원 5개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한 전공의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20년 74% ▲2021년 38.0% ▲2022년 27.5% ▲2023년 15.9%로 급감했다.
또 부산에서 24시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의료기관은 해운대구 인제대해운대백병원 한 곳이다.
조례안 공동 발의자인 문영미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아동 의료 인력 문제는 시급한데도 해결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의료계 차원의 해결책과 함께 시에서도 소아 의료를 공공의료로 전환하는 등 방향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부산시 시민건강국장은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이 심화되다 보니 소아 진료의 차질이 우려된다"며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문제가 호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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