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때 일본으로 간 우리음식, 울산왜성 창표사 귀환례

기사등록 2023/04/24 15:59:40

일본인들, 한국 음식 진설…평화 기원·임진왜란 공신 추모

일본 돌잔치 필수선물…'센빼이 들면 용장 가토 기요마사된다'

[울산=뉴시스] 조현철 기자 = 창표사에서 정토사 주지 덕진스님이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 음식 귀환례를 주관하고 있다. 2023.04.24. jhc@newsis.com
[울산=뉴시스] 조현철 기자 = 창표사에서 정토사 주지 덕진스님이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 음식 귀환례를 주관하고 있다. 2023.04.24.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 조현철 기자 = 임진왜란 때 일본에 전해진 '우리음식'을 일본인들이 임란 공신 영령에게 올리는 행사가 24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서생리 631 임란공신 사당 창표사(蒼表祠·창표당)에서 열렸다.

정토사가 주관하고 한일문화연구소가 알선한 이날 행사에서는 일본인들이 손수 만들었거나 유통되는 우리 음식을 임란공신 56위에게 진설하며 전쟁 없는 평화를 기원하고 추모했다.

일본에 건너간 우리 음식을 소개한 김문길 소장(부산외대 명예교수)은 “일본인들이 한국 음식 일부를 직접 가지고 와 울산사람들에게 맛보이고 임진왜란 때 희생된 의병 등 영령 앞에 음식을 차려놓고 잘못된 전쟁을 사죄하며 두 번 다시 전쟁 없는 평화 도시를 기원하는 한편, 울산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일본사람들이 즐겁게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일 문화교류행사"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귀환례 후 귀환 음식 나누기, 서생포 왜성 투어, 정토사 사찰음식 시식이 진행됐다.

김문길 소장에 따르면, 일본인이 건강식 자연미라고 하는 적미(赤米)와 적주(赤酒)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서 가지고 간 볍씨에서 유래한다. 가토 기요마사가 환국할 때 적미 재배와 적주 제조법을 전래시켜 오늘날 일본인들이 조선술이라 하며 적주를 즐겨 마시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의병들은 비상식량으로 떡을 얇게 썰어 말려 먹었는데 이를 본 왜장들이 일본으로 돌아가서 비상 음식으로 만들어 먹고 '센빼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돌잔치 때 '선빼이를 들면 용장 가토 기요마사가 된다'면서 반드시 선물한다.

울산에서만 먹은 사탕(어린이가 좋아하는 과자류)도 있는데, 이 또한 돌찬치 명물 과자다. '울산 사탕'이라고 과자봉지에  유래를 밝히고 있다고 한다.

메주로 만든 청국장 '낫토'도 일본의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낫토는 임란 당시 말(馬) 안장에서 발효시켜 먹었다고 알려진 음식이다.

[울산=뉴시스] 조현철 기자 =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 장이 일본에 전해져 유통되고 있는 간장과 낫토를 소개하고 있다. 2023.04.24.jhc@newsis.com
[울산=뉴시스] 조현철 기자 =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 장이 일본에 전해져 유통되고 있는 간장과 낫토를 소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울산에서 가져간 간장은 일제 저항기 ’몽고간장‘으로 되돌아왔다.

이 밖에도 조선에서 건너간 한국 음식(김문길 저 '임진왜란 문화전쟁'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 음식')이 더 있다.

서생포 왜성(울산시 문화재 자료 제8호)은 임진왜란(1593) 당시 일본의 구마모토성을 축조한 일본군 장수 가토 기요마사에 의해 이 일대 산재한 석재를 헐어서 축성됐다.

선조 32년(1599) 왕명에 따라 세워진 창표당(용감한 의병들의 혼을 기린다)은 충의지사 판관 홍억제와 경상좌병사 곽재우, 제독 마귀 및 부장 편갈송 등 임란공신 56위를 모시고 매년 충정을 기리고 있다.

1930년대 말 일제는 조선인의 혼과 얼을 말살시킬 목적으로 창표당을 없애버렸다.

창표당 최초 연구자인 김문길 소장이 복원 용역을 맡아 2010년 복원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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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때 일본으로 간 우리음식, 울산왜성 창표사 귀환례

기사등록 2023/04/24 15:59:4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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