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10명중 3명 '코로나 블루?'…'우울·절망감' 9년 만에 최고

기사등록 2023/04/14 12:00:00

최종수정 2023/04/14 14:23:28

교육부·질병청, 2022년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

여학생 3명 중 1명, 남학생 4명 중 1명 우울감

음주율 남녀 모두 증가…과체중·비만 소폭 하락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지난해 학생 10명 중 3명이 일상생활을 못 할 만큼 우울감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3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등교 수업, 또래 활동이 줄어 우울함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Blue, 우울)' 여파로 보인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14일 공개한 2022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결과, 전국 중·고교 학생 5만1850명 중 최근 1년간 2주 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우울감 경험률'은 28.7%였다.

전년 대비 1.9%포인트(p) 높아져 2년 연속 상승했다. 코로나19 유행 첫 해인 2020년부터 25.2%→26.8%→28.7%였다. 2013년(30.9%) 이후 9년 만에 최고다.

시도별로 세종이 30.6%로 가장 높았고 서울(30.2%), 경기(30.0%) 등 순으로 뒤이었다. 가장 낮은 3개 시도는 전남(26.2%), 제주(25.8%), 부산(24.6%)이었다.

특히 여학생이 33.5%로 조사돼 남학생(24.2%)보다 더 극심한 우울감을 느낀 학생이 많았다. 전년 대비 여학생은 2.1%p, 남학생은 1.8%p 높아졌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학생의 분율을 뜻하는 '스트레스 인지율'도 2013년(4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41.3%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p 상승했으며 2년 연속 높아졌다.

성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여학생 47.0%, 남학생 36.0%로 전년 대비 각각 1.4%p, 3.7%p 상승했다.

외로움 경험률은 남녀 모두 전년 대비 높아졌고(남 12.3%→13.9%, 여 19.9%→21.6%), 중등도 이상 범불안장애 경험률도 전년 대비 증가(남 9.3%→9.7%, 여 15.6%→15.9%), 정신건강 지표가 모두 악화됐다.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음주율 지표도 악화됐다.

최근 한 달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학생의 분율인 '음주율'도 높아졌다. 남학생 15.0%, 여학생 10.9%로 각각 전년 대비 2.6%p, 2.0%p 높아졌다.

위험 음주율도 상승세다. 1회 평균 소주 5잔 이상을 마신 남학생은 6.1%, 3잔 이상을 마신 여학생은 5.1%로, 각각 전년 대비 0.8%p, 0.7%p 높아졌다.

시간이 없어서 아침을 거르고 과일이나 채소 대신 패스트푸드를 즐겨 찾는 학생도 갈수록 늘고 있다.

주 5일 이상 아침을 거른다고 밝힌 학생은 지난해 39%로 전년 대비 1.0%p 높아졌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며, 2015년(27.9%) 이후 7년 연속 상승세다.

그 이유를 묻자 시간이 없어서(35.1%)가 가장 많았고, 식욕이 없어서(21.4%),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 돼서(14.0%) 등 순으로 조사됐다.

하루 1회 이상 과일 섭취율(17.2%)은 전년 대비 0.9%p 하락했고, 하루 3회 이상 채소 섭취율(8.3%)과 1회 이상 우유 섭취율(18.0%)은 직전 조사인 2019년 대비 각각 2.6%p, 4.8%p 감소했다.

반면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27.3%)은 전년 대비 1.1%p 올랐다. 주 3회 이상 탄산·이온·과즙·커피음료 등 단맛음료 섭취율은 63.6%였고, 에너지음료와 커피 등 고카페인음료 섭취율은 22.3%였다.

최근 한 달 동안 일반담배(궐련)나 전자담배 중 어느 하나라도 피워 본 적이 있는 학생의 분율을 뜻하는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은 남학생 7.3%, 여학생 3.4%로 전년 대비 각각 0.3%p, 0.1%p 높아졌다.

일반담배 기준으로 조사하는 흡연율은 남학생 6.2%, 여학생 2.7%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남학생은 0.2%p 높아졌고 여학생은 0.2%p 하락했다.

신체활동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1주일 중 하루 20분 이상 조깅, 축구, 등산 등을 한 날이 3일 이상인 '고강도 신체활동 실천율'은 36.5%였다. 전년 대비 6.5%p 상승, 2018년(37.8%) 이후 최고였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우리 학생들의 건강 증진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며, 흡연, 음주, 신체활동, 정신건강 등을 학생이 스스로 설문에 답변하는 온라인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조사는 표본으로 선정된 중·고교 800개교 학생 5만6274명을 대상으로, 92.4%인 5만1984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문항마다 참여자 수는 다를 수 있다.

이날 정부는 지난해 전국 초·중·고 중 표본인 1062개교 학생 9만26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체발달 상황, 초등 1·4학년과 중·고교 1학년 2만8369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담은 학생 건강검사 결과도 공개했다.

과체중 학생 비율은 11.8%로 전년도와 같았지만, 비만 학생은 18.7%로 0.3%p 줄었다. 시도별 비만 학생은 전남이 21.7%로 1위, 세종이 14%로 최저였다.

과체중 또는 비만 학생 비율은 읍·면 지역이 도시보다 높았다. 중학교는 읍·면이 도시보다 8.0%p, 고등학교는 3.6%p, 초등학교는 3.1%p 각각 높았다.

교육부와 질병청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8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발표회를 열고 이번 조사 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당국은 학생들의 신체활동 실천율이 증가하고 비만 학생의 비율이 다소 감소했지만,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지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교육부는 특히 지역에 따라 비만율 등 검진 항목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보건교육, 건강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5년 동안 적용할 '학생 건강증진 종합대책'을 오는 10월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 질병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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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0명중 3명 '코로나 블루?'…'우울·절망감' 9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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