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괴에 한국 장비가…서울로 날아온 원주민 지도자

기사등록 2023/04/12 14:47:39

최종수정 2023/04/12 20:12:50

아마존 금 불법 채굴 현장에 현대중장비 동원돼

그린피스 "조사 결과 176대 중 75대 현대중장비"

원주민 "우리 부족만 문제 아냐…전 세계까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마존 파괴 동원되는 한국중장비 판매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아마존 카야포 원주민 지도자 도토 타칵 이레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 불법 채굴현장에 동원되고 있는 중장비 10대 중 4대가 현대굴착기라며 판매 및 사용금지를 촉구했다. 2023.04.1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마존 파괴 동원되는 한국중장비 판매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아마존 카야포 원주민 지도자 도토 타칵 이레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 불법 채굴현장에 동원되고 있는 중장비 10대 중 4대가 현대굴착기라며 판매 및 사용금지를 촉구했다. 2023.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날아온 아마존 원주민 지도자는 12일 한국 기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고향에서 이뤄지고 있는 금 불법 채굴에 한국 기업이 만든 장비가 동원되는 것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아마존에서 카야포 부족을 이끌고 있는 도토 타칵 이레씨는 이날 오전10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개최한 '현대 중장비 아마존 파괴 동원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전했다.

아마존 지역은 금을 불법 채굴하기 위한 이들의 환경 파괴 행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도토씨는 "강, 물고기, 숲, 동물 모두 수은으로 인해 오염되고 있다. (채굴 시 노출되는)수은으로 인해서 많은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특히 여성들 같은 경우 수은으로 유산하는 경우와 아이들의 장애가 많아졌다. 연구 결과로도 나온 내용"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불법 가림포(채굴자)들이 우리 젊은이들을 고용해 이간질하며 불화를 일으킨다"며 "(다행히)브라질 새 정부가 가림포를 수용하지 않는 활동을 보였지만, (이를 막기위해) 정부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현대 로고가 붙은 굴삭기가 아마존 보호지역에서 금 채굴 활동 중이다. 사진=그린피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 로고가 붙은 굴삭기가 아마존 보호지역에서 금 채굴 활동 중이다. 사진=그린피스 *재판매 및 DB 금지

도토씨가 지구 반바퀴를 돌아 이 곳으로 온 주된 이유는 한국 기업이 만든 장비들이 아마존 파괴에 앞장서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린피스는 "지난 3년여 동안 아마존 금 채굴의 95%가 집중된 야노마미, 문두루쿠, 카야포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항공 촬영을 통해 채굴 현장을 조사했다"며 "현장에서 발견된 중장비 176대 가운데 75대가 HD현대건설기계(현대) 중장비로 확인됐다. 현대 굴착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아마존 열대우림 내 점유율은 43%로 기록됐다"고 지적했다.

도토씨는 "이 자리에서 현대에 그들이 만드는 중장비가 불법 경제활동에 활용되지 않길 요청하고 싶다"며 "현대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우리 삶의 터전을 파괴하지 않게 모니터링하고 (금 채굴 아닌 다른 방법으로)기술을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강은 피와 같고 숲은 살과 같으며 땅은 뼈다. 중장비가 우리 땅에 들어와서 강을 오염시키는 건 내 피를 흘리게 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 행동은 생물 다양성 보호에 큰 힘이 될 것이고 (나아가)전 세계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마존 파괴 동원되는 한국중장비 판매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다니클레이 디 아기아르 그린피스 브라질 아마존 선임 캠페이너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 불법 채굴현장에 동원되고 있는 중장비 10대 중 4대가 현대굴착기라며 판매 및 사용금지를 촉구했다. 2023.04.1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마존 파괴 동원되는 한국중장비 판매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다니클레이 디 아기아르 그린피스 브라질 아마존 선임 캠페이너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 불법 채굴현장에 동원되고 있는 중장비 10대 중 4대가 현대굴착기라며 판매 및 사용금지를 촉구했다. 2023.04.12. [email protected]

동석한 다니클레이 디 아기아르 그린피스 브라질 아마존 선임 캠페이너는 "중장비가 도입되면서 원주민 땅 내 불법 채굴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아마존 원주민뿐 아니라 지구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굴착기가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사용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전문위원도 "현대그룹은 그동안 환경 및 윤리경영을 홍보해왔지만 아마존에서는 환경 파괴와 원주민 인권 침해에 일조하고 있다"며 "파괴 조력자가 아닌 해결사로 거듭나 좋은 선례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불법 구역 내에선 작동할 수 없도록 하는 GPS-연동 장치 도입 등 원주민 땅, 보호구역 등 고위험 지역의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며 "생태계를 복원하고 자사의 사업으로 고통받은 원주민의 피해 회복 지원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이날 현대중공업 측과 만나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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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파괴에 한국 장비가…서울로 날아온 원주민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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