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골프장 등 40곳에서 재발화…다행히 큰 불 없어
오전 9시 기준 8곳에서 막바지 잔불 정리…긴장감 여전
[강릉=뉴시스] 위용성 박광온 기자 = 전날 축구장 면적 530개에 달하는 면적을 태운 강릉 산불은 밤사이 바람이 불며 곳곳에서 재발화했다. 다행히 대부분 곧바로 진화됐지만 소방당국은 여전히 잔불 정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골프장, 주택 건 등 총 40곳에서 불씨가 재발화됨에 따라 소방당국은 강원소방인력 144명에 경북 58명, 충북 10명 등을 지원받아 총 221명을 투입해 밤샘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관들도 날을 지새며 잔불과의 사투에 구슬땀을 흘렸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방관은 "밤부터 계속 연기가 피어올라 재발화 의심 신고가 들어온 곳들을 돌며 작업 중"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될 지 모르니 계속 총력전 태세로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경포119안전센터에 설치된 소방본부통제단도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 현장을 지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전 8시30분 강릉 일대에 화재가 발생하자 인력 2787명, 소방차 403를 투입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다행히 태풍급 강풍특보가 12일 새벽 중 해제되는 등 잔불 차단에 수월한 환경이 조성돼 현재는 대부분 꺼진 상태다.
다만 혹시 모를 재발화에 대비해 소방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께 날이 밝음과 동시에 드론과 소방헬기를 동원해 공중에서 진화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8곳 등에서 막바지 잔불 정리 작업 중이다.
강원도소방본부는 밤샘 진화작업과 함께 추가 피해 신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총 피해조사 대상은 주택 68곳, 펜션 26곳, 호텔 등 숙박시설 7곳, 문화재 1곳, 기타시설물 23 등 125곳으로 늘었다. 본부는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광역화재조사관 23명을 투입해 세부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0.714㏊)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잿더미로 변했다. 주택과 펜션, 호텔, 상가, 교회 등 55채가 전소됐다. 또 87세 남성이 이 불로 사망했고 15명이 화상·골절·연기흡입 등 부상을 입었다. 주민 수백명은 인근 대피소로 대피한 상태다.
당국은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전선을 끊으면서 이번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향후 관계기관과 추가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원인을 확정할 계획이다.